[사진=연극열전2]

보편적 미의 기준에 대한 전복

지금 대학로에서는 [연극열전2]의 흥행몰이가 단연 화젯거리다. 지난 12월 장진 감독의 <서툰 사람들>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 [연극열전2]는 올 6월 상반기 기준 누적 관객수만 10만 명이 넘었을 정도로 놀라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프로그래머로 변신한 배우 조재현의 ‘친정나들이’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제 일곱 번째 작품인 연극 <쉐이프>가 그 바통을 이어나갈 모든 채비를 마쳤다. 8월 22일부터 10월 26일까지 대학로 동숭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쉐이프>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번뜩이는 반전으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닐 라뷰트의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다. 2003년에는 닐 라뷰트 본인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돼 선댄스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고수, 한채영, 이순재, 최화정 등 TV 인기배우들이 출연했던 [연극열전2]의 전례대로 이 작품 역시 인기 탤런트 유선이 주인공 ‘한세경’으로 분해 당돌하면서 발랄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드라마 <미안하다,사랑한다>로 잘 알려진 배우 전혜진도 더블캐스팅 됐다. 그동안 차갑고 도도한 역할을 주로 연기해 온 유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그동안 연습에 매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는 연기의 내공을 쌓기 위해 그동안 소극장 무대를 쉬지 않았다”는 전혜진은 공개 애인인 이선균의 응원에 힘입어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극 <쉐이프>는 소심하고 볼품없는 외모를 지닌 대학생 ‘양우’(전병욱 분)가 예술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미학과 대학원생 ‘세경’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차츰 변화되어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이기만 하는 그녀! 세경은 왜 하필 아무 보잘 것 없는 양우에게 접근한 것일까.

닐 라뷰트는 남성을 조정하고 이용하는 여성인 ‘세경’ 캐릭터를 통해 남녀관계의 일상적인 로맨스(주로 남성 위주였던), 나아가 사랑과 예술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허물고 있다. “그를 변화시키는 것은 보편적 미의 기준에 대한 전복이다!”라고 외치는 세경의 대사처럼. 결국 <쉐이프>는 사물을 아름답다고, 또는 아름답지 않다고 규정지을 수 있는 세상의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기존 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주제를 상황에 대한 단순한 묘사와 특유의 농담으로 풀어나가는 것 또한 닐 라뷰트의 빼놓을 수 없는 장기다.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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