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8시께 폐암으로…한국 드라마계의 산 증인

암 투병 중이던 탤런트 여운계씨(69)가 22일 오후 8시7분 별세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9시다. 유족으로는 남편인 차상훈(72) 전 경기대 교수와 1남 1녀가 있다.

여운계씨는 지난달 23일 급성 폐렴으로 KBS-2TV 아침드라마 ‘장화홍련’에서 하차하며 폐암 투병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07년에도 신장암으로 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 하차한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석달 후 수술이 잘 돼 KBS-2TV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에 출연하는 등 연기활동을 재개했으나, 암세포가 폐로 전이되면서 다시 폐암투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재학시절 대학극회 단원으로 활동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한 고인은 이후 47년 동안 ‘개성파 조연배우’로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다. 한국 최초의 일일연속극 ‘눈이 나리는데’(1964)에서 시골다방 마담 역으로 브라운관에 첫발을 내딛은 ‘한국 드라마계의 산 증인’이기도 했다.

20대부터 노역 연기를 시작한 그는 '아씨'(1972) '토지'(1986) '몽실언니'(1990) '사랑이 뭐길래'(1991) '아들의 여자'(1994) 'LA 아리랑'(1995) '청춘의 덫'(1999) '내사랑 누굴까'(2002) '대장금'(2003) '저 푸른 초원위에'(2003) '오 필승 봉순영'(2004) '내이름은 김삼순'(2005) '불량가족'(2006) '내사랑 못난이'(2006) '쩐의 전쟁'(2007) '며느리 전성시대'(2007)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마파도'(2005)와 '마파도2'(2007)로 ‘할머니 파워’를 과시하며 스크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가 하면,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는 수라간 큰 상궁 역을 연기해 세대와 국경을 뛰어 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운계씨는 동료와 후배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연기자로 존경을 받아왔다. 실제 그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후배들도 많았다고. 그런 만큼 많은 동료와 후배 연예인들이 늦은 밤부터 아침까지 줄을 이어 빈소를 찾았다. 생전 그와 절친했던 탤런트 전원주 선우용녀 사미자 등은 오랜 시간 빈소를 지키며 하염없이 눈물을 닦아냈고, 개그맨 유재석 홍록기 박미선도 한달음에 달려와 고인의 넋을 달랬다.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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