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T 보도...박미희 씨 등 한국 부모의 남다른 교육열 주목

명실상부한 세계의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1) 선수. 오늘의 김연아가 있기까지 어머니 박미희(50) 씨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9일 김연아 어머니 박 씨의 자기희생적인 ‘딸 키우기’를 소개하면서 한국 부모들의 남다른 교육열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IHT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3월 김연아의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은 유례없는 경기침체 등 어두운 소식들로 가득찬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준 쾌거였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은 김연아 뿐만 아니라 김연아의 신화를 가능케 한 어머니 박 씨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 씨는 김연아를 키워낸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수기에서 "연아는 내 전공이었다"며 "나는 학창 시절의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연아에 대해 공부했고 연애할 때보다도 뜨겁게 연아에게 헌신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김연아가 스케이팅에 소질이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은 12년 전부터 김연아를 뛰어난 피겨 선수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이때부터 박 씨는 자신의 개인생활을 접고 매주 김연아를 스케이팅 레슨에 데려가 훈련 과정을 체크했다. 박 씨는 남편의 생일을 잊고 다른 아이들의 졸업식에도 불참할 정도로 김연아에게만 몰두했다.

최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까지 김연아를 따라간 박 씨는 한 인터뷰에서 "연아의 재능 계발을 돕는 것은 내 운명"이라며 "내 딸은 곧 나 자신이므로 이는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보인 바와 같은 자녀에 대한 헌신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한국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은 거의 강박관념(obsession) 수준이다.

김연아의 성공에 고무된 한국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이를 제2의 김연아로 만들기 위해 너도나도 어린 자녀를 아이스링크로 데려가는 등 한국에서는 현재 '스케이팅 맘(skating moms)' 붐이 일고 있다.

앞서 1998년에는 골프 선수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그녀를 키워낸 아버지 박준철 씨가 주목받으면서 '골프 대드(golf dads)' 붐이 일었었다.

자녀가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는 것은 한국인들의 꿈으로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돌보는 한국에서 자녀 교육은 일종의 투자의 성격도 갖는다.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경기침체로 식기는커녕 더욱 뜨겁기만 하다. 최모(34.여) 씨는 "젊은이들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경기침체기에 어머니들은 자녀가 뒤처지지 않도록 하려고 더욱 열성적"이라며 문제는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할 경우 자녀가 '마마보이'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때때로 과도한 교육열이 올바른 것인지 자문하기도 하지만 이를 주체하기 어렵다며 자녀에 헌신하는 '알파 맘'과 자녀 교육 못지않게 자신의 삶도 중시하는 '베타 맘'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JTN 서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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