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열린 영화 <고고70>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 현장!

대한민국 최초의 소울그룹 '데블스'의 파란만장한 성공기를 그린 영화 <고고70>의 언론시사회가 9월 19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제작발표회를 생략하고 시사회를 통해 바로 영화를 공개한 <고고70>은 "직접 보고 평가해달라"는 전략을 이용, 많은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노래 되고 연기 되는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배우 조승우가 밴드마스터이자 보컬 '상규' 역으로 분했고, 배우 신민아는 3개월여의 댄스 연습을 통해 '미미와 와일드캣츠'라는 댄스팀의 리더 '미미'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인디밴드 노브레인의 차승우는 첫 연기가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로 기타리스트 '만식' 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전작 <사생결단>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최호 감독은 <고고70>을 "음악과 연기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피들이 모여 만든 뜨거운 결과물"이라고 소개하며, "각고의 노력 끝에 사운드 면에서 한국영화로는 하나의 봉우리를 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조승우는 "<고고70>은 연기, 음악, 시대상의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70년대 소울 그룹 이야기라는 얘기만 듣고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이 영화에 출연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영화인 만큼 영화의 진수는 공연장면이라 할 수 있다. 매 공연씬마다 많은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는데 10대가 넘는 카메라를 곳곳에 배치해 실제 공연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며 파워풀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압도하기 충분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금지의 시대'였던 70년대 암울했던 사회상을 적절히 배치, 그 속에서 자유와 예술을 꿈꾸었던 젊은이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기자 간담회 요약-

참석: 조승우, 신민아, 차승우, 최호 감독

Q 소감 및 인사말

조승우(이하 '조'): 영화 속 데블스 멤버들과 오래 함께 생활해서인지 20대 끝물에 굉장히 좋은 추억 만든 것 같다.
신민아(이하 '신'): 오늘로 영화를 두번째 봤다. 처음 봤을 때 못 봤던 것들을 많이 찾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차승우(이하 '차'): 어쩌다 영화에 출연하게 돼서 시사회까지 오게 됐는지 모르겠다.(웃음) 감독님이 연기에 대한 압력을 주지 않아서 고마웠다.
최호(이하 '최'): 사운드 면에서 한국영화로는 하나의 봉우리를 넘지 않았나 싶다. 모두 함께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Q 무대 밖 장면에서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보여 줄 수 있는 연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본인들의 캐릭터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조: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이 영화를 하기로 결심했었다. <고고70>은 어떤 요소 하나에 끌려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인물 중심도 아니고, 단순히 음악영화 만도 아니다. 그렇다고 시대만을 중요시한 영화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그냥 유쾌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면에서 어떤 걸 보여주고 싶다 하는 부분은 없었다. 영화의 주인공은 그냥 데블스일 뿐이다.

Q 차승우는 원래 음악을 하다가 영화에 출연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차: 태어나서 처음 연기를 해봤다. 처음 감독님께 제의 받았을 때는 고민이 많았다. 막상 촬영을 해보니 감독님이 "넌 그냥 연기하지 말고 평소 모습을 보여줘라"라고 주문을 하시더라. 그냥 편하게 연기했다.

Q 주된 볼거리인 공연 장면에서 10대의 카메라가 사용됐다고 들었다.

최: 보통의 영화보다 사운드팀만 3배 정도가 필요했다. 유명 가수의 라이브 공연에 쓰이는 기자재들이 총동원됐다. 모든 노래를 배우들이 현장에서 불렀고, 사운드 기기들을 악기나 무대 장치 곳곳에 숨겨 소리를 잡았다. 원래 영화 찍는 방식대로 테이크 별로 끊어 찍는다거나 그러지 못했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기 때문에 편집은 매우 힘들었다.

Q 노래와 연기 춤 모두 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

조: 공연 장면 찍을 때는 힘들지 않았다. 그냥 실제 공연처럼 하면 됐기 때문에 그냥 놀면 됐다.
신: 처음부터 힘든 과정이었다. 최호 감독님과 조승우 씨와 연기한 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춤과 노래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힘들었다. 매일 합숙하면서 멤버들끼리 친해진 것은 정말 좋았다.
차: 즐겨가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모습들이 영화 밖으로 드러나면 영화의 메세지와도 상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즐기면서 놀면서 했다.

Q 영화 사전 작업을 위해 어떤 취재과정을 거쳤나?

최: 3년 전 '한국팝의 고고학'이라는 2권의 단행본이 출판됐다. 음악 럼니스트 현준 씨의 책이다. 70년대 한국 록음악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은 집대성했다. 그 책이 매우 많은 영감을 줬고, 거기서 더욱 디테일하게 들어가서 데블스의 리더, 휘닉스의 리더 분, 기자분들을 만나뵈고 조사를 했다.

Q 간접적으로 70년대 고고문화를 체험해봤는데 지금의 홍대 문화와 어떻게 다른가?

차: 개인적으로도 70년대 음악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하지만 동시대 체험을 해보지 않고 비교를 한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청춘의 의미, 젊음의 가치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젊음은 '어둠을 뚫고 지나가는 빛'이라고 할까?

Q 차승우는 지금까지 연기를 해왔던 것처럼 잘했다. 다음에도 연기를 해볼 생각이 있나?

차:감사하다. 음악인 인간 차승우로서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다. 말투도 그냥 실제와 똑같다. 감독님과 술자리를 많이 했다. 연기에 대한 중압감이 전혀 없었고, 안되면 될 때까지 했다. 이번 영화는 할만한 것이었으니 했고, 다른 영화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난 음악인이고 지금에 만족한다.

Q 조승우와 신민아는 차승우를 옆에서 지켜보니 어땠나?
신: 연기나 춤이나 노래나 매 한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게 '끼'라고 생각한다. 그냥 차승우가 아닌 만식이에 잘 빠져준 것 같아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차승우 씨가 계속 연기했으면 좋겠다.
조: 이제 차승우의 시대는 열린 것 같다.(웃음) 차승우 씨와 나는 이름도 똑같고 동네도 똑같고 집안환경도 똑같다. 심지어는 하는 일까지 비슷하다. 처음에 '왜 이사람은 기타도 잘치고 연기도 잘할까' 생각했다. 지금은 차승우 씨를 친형 삼기로 했다. 버스에서 싸우는 장면 촬영할 때였다. 난 연기를 하는데 승우 씨는 실제 같았다. 눈빛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내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구나' 생각했다. 연기란 뭘까도 생각해봤다. 원래 기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는데 기타를 배우고 며칠 안돼서 승우의 공연을 보러 갔었다. 그때 화려하고 동물적인 그의 무대를 보고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Q 영화를 보면서 군사정권 억압에 대한 해방감을 느꼈다. 현재 젊은이들과 <고고70>과 소통하는 지점은 어떤 것인가?

최: 6-70년대 음악이 요즘 관객에게 통하겠느냐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 이런 음악들이 지금 친구들이 듣기에 낯설지 않을 거라는 판단하에 영화를 만들었다. "자, 여러분 소울을 가져라!"가 이 영화의 주제다. 우리 역시 많이 힘들고 맥빠지는 사회 구조 속에 살고 있다. 70년대 군사정권 때는 악보 하나 판 하나 없었지만 일단 음악을 해보는 것 밖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많은 에너지와 열정이 담긴 소울이 있었구나' 느꼈다. 영화를 본 젊은이들이 신명나게 놀다가 재충전하고 나오는 느낌을 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

Q 조승우와 신민아를 캐스팅한 이유?

최: 감독은 항상 배우들에게 빚을 진다. 조승우는 원래 잘 알았기 때문에 다른 답이 없었다. 영화와 뮤지컬을 아우르는 배우가 조승우 밖에 더 있겠는가? 신민아는 귀여운 얼굴과는 달리 건강한 몸매와 파워풀하다. 당찬 면이 있다는 것도 노래방에서 확인했다.(웃음) 역시 그녀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Q 70년대를 간접 경험해본 소감?

조: <하류인생> 때 한 번 경험해봤다. 당시 많은 조사를 했었고, 그냥 젊음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 연기를 하면서 '피가 끓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그냥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았나? 그뿐이다.
신: 사전제작 기간에 감독님이 70년대에 대한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를 주셨다. 70년대 여성들은 지금보다 더 감춰지고 수줍어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조사를 하면서 지금보다 오히려 더 강한 여인상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에 대한 열정은 70년대건 지금이건 다를 게 없다.
차: 지금이라고 해서 예전보다 나아진 것 없다고는 생각 안했다. 젊음의 진면목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어둠을 뚫고 나오는 빛에 대해서 생각했다.

Q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조: 차승우 씨나 방준석 음악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정말 많은 노래 연습을 했다. <헤드윅> 공연에도 초청돼 실제 공연도 했다. 좋은 친구들과 좋은 경험한 것 같아 제일 기쁘다.
신: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춤 레슨을 받았다. 요즘에 나온 춤과는 다르게 과격한 면이 있는데 부끄럽기도 했다. 처음 댄스 장면 찍을때 그 노래만 나오면 벌벌 떨었을 정도였다.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배우로서 뿌듯하다. 홍대에서 두번 공연을 했는데 무대에서 섰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차: 우리의 데블스는 진짜 밴드라고 생각을 했다. 일회성으로 영화촬영 만을 위해 만들어진 밴드라면 그렇게 못했을 정도로 열심히 공연했다.

JTN 현화영기자 /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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