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미타주 350여 주요 작품 설명...아시아권서 한국어가 처음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2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아시아권 국가의 언어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과 한국어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박물관 측과 후원 협약을 맺고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그동안 자국어 이외에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어 스페인어 등 5개 서양 언어에 대해서만 작품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러시아를 찾는 중국인, 일본인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서는 한국어가 처음으로 작품 안내 서비스를 하게 됐다. 

한국어 안내 서비스의 작품 설명은 방송인 김성주 씨와 연극인 손숙 씨가 맡았으며, 러시아어 작품 설명을 한국어로 단순 번역하는데 그치지 않고 번역된 내용을 언어 및 미술, 전시 전문가들이 감수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국어 안내 서비스는 박물관에 전시된 290만 점 가운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352개 주요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박물관 측과 박물관 안내도 및 특별전의 포스터 제작을 앞으로 5년 동안 후원하는 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후원 협약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박물관 큐레이터의 안내로 멀티미디어 가이드 기기를 이용한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직접 체험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1794년 로마노프 왕조가 러시아 문화수준을 높이려고 궁정에서 미술 작품을 모아 전시를 시작하면서 탄생한 곳.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고갱, 모네, 밀레, 르누아르, 세잔, 피카소 등 유명 화가의 작품 290만 점이 전시돼 있으며 한해 26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루브르 박물관에 대한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오는 12월 대영박물관에도 한국어 음성 안내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말이면 3대 박물관 모두에서 한국어로 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홍보와 한국 관광객에 대한 편의제공은 물론 한국을 알리는데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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