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마른 모습 눈길 끌어, 아름다운 외모는 여전

배우 이나영이 오랜 공백을 깨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월 23일 공개된 영화 <비몽> 시사회에 나타난 그녀는 CF에서의 생기 넘치던 모습과는 달리 살이 많이 빠져 보였다. 하지만 하얀이를 드러내고 웃음짓는 그녀의 미소만은 여전했다.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여배우들 하면 제일 먼저 예쁜 드레스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나영은 역시 달랐다. 깃털 장식이 된 블랙 가디건에 오버롤 그리고 캔버스화를 매치해 그녀만의 남다른 개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이 돌아온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영화 <비몽>을 통해 김기덕 감독과 첫 만남을 한 이나영은 신비스러운 몽유병 환자 '란'을 연기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기덕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그녀는 "일단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읽자마자 너무 좋다고 마음 속으로 결정을 해버렸다"면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출연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솔직히 답했다.

일본의 인기 영화배우 오다기리 죠에 대해서는 "원래 팬이었다. 오다기리 죠는 경계의 벽이 없는 사람이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편했다"고 말했다. 또 "오다기리 죠는 평소에는 매우 여유로워 보이다가도 촬영만 들어가면 180도 달라진다"며 배우로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사람 잊지 못해 너와 내가 꾸는 꿈 <비몽>
김기덕, 한국영화의 해외영화제 출품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영화 <비몽>은 김기덕 감독의 2년 전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기덕 감독은 조감독이 모는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차 사고가 났고 잠을 자고 있던 김기덕 감독은 놀라서 깨어났다. 한동안 멍해져 있던 김기덕 감독은 마치 자신이 차 사고를 낸 것 같은 생각에 휩싸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를 영화의 소재로 '꿈 속에서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영화<비몽>은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는 '진'(오다기리 죠)과 진의 꿈 때문에 밤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란'(이나영)의 사랑을 담은 판타지 멜로물이다.

언론시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덕 감독은 "의식의 흐름대로 영화를 찍고 싶었다. 그래서 관객에게 다가가지 못한 면도 없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비몽>은 '사랑'에 대한 영화라는 것이다.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은 어디까진가. 사랑은 이런거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몽>는 대부분 한옥에서 촬영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영화를 찍기 한참 전부터 한옥에서 100% 촬영하려고 마음 먹었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는 한국영화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 "2-3년간 해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며 "유럽에 나가보면 극장에서 한국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유럽 영화시장이 균형면에서 한국영화를 견제하는 것 같다"고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이어 "한국영화들이 이제 보여줄 만큼 보여줬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지금부터 잘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할 때다"라고 털어놨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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