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차우'를 연출한 신정원 감독 [사진=JTN]

괴수영화 ‘차우’ 언론시사회 통해 베일 벗어

영화 ‘차우’(감독 신정원, 제작 영화사 수작)는 식인멧돼지라는 독특한 소재로 화제가 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욱 눈길을 끈 건 인물들의 캐릭터와 코미디였다.

툭하면 이상한 망상에 빠지는 주인공 ‘김순경’(엄태웅 분)을 비롯해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는 버릇의 ‘신형사’(박혁권 분), 대박논문을 집필하기 위해 멧돼지 사냥에 동참하는 열혈 엉뚱처녀 ‘수련’(정유미 분), 냉혈한처럼 보이지만 가슴속 수련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 순정남 ‘백만배’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출연진은 거의 대부분 뚜렷한 캐릭터와 개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이성적으로 보이는 노령의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 역시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괴수영화에 웬 코미디?’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심정원 감독은 전작 ‘시실리 2km’에서 보여줬듯 생활속 아이러니한 상황과 독특한 인물 캐릭터들을 스크린으로 옮겨와 폭소를 유발한다. ‘한국 관객들은 유독 웃음에 박하다’는 명제를 깨고 관객을 웃기는 재주 하나는 타고난 감독이 아닌가 싶다.

8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영화 ‘차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신정원 감독은 코믹요소에 대해 “일부러 코미디영화가 되게 하려고 연출한 것은 아니다”면서 “(괴수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상 스릴과 액션을 기본으로 했지만 상황마다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지 배우들과 진실되게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원래 시나리오에는 코미디가 많지 않았다는 것. 천포수 역할의 장항선은 “촬영을 하면서 감독을 많이 지탄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솔하게 문학작품을 영화화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임하기 시작했는데 찍다보니 어느 순간 윤제문과 정유미의 러브라인이 생기고 박혁권은 뭔가를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더라. 엉뚱한 설정이 추가될 때마다 감독이 얄미웠다”며 촬영 내내 불편했던 심정을 피력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그런 감정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장 씨는 “영화는 무엇보다 관객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며 “이정도면 관객들이 돈내고 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흔치않은 유머코드로 시사회 관객들을 웃게 한 신정원 감독은 “앞으로 어떤 감독이 되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 장르중에 코미디가 가장 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찰리 채플린 이나 버스터 키튼처럼 사회적인 풍자를 담은 진정한 코미디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차우’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식인멧돼지가 나타나 5인의 원정대가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박혁권 등이 출연하며 오는 15일 개봉한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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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엄태웅 [사진=JTN]


▲ 배우 정유미 [사진=JTN]


▲ 배우 장항선 [사진=JTN]


▲ 인터뷰중인 배우들과 감독 [사진=J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