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빛, 2009 선발대회 본선진출 확정..."한 여성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릴 적부터 슈퍼모델을 꿈 꿔온 최한빛(23)이 기어코 자신의 꿈을 실현해 냈다. 국내 첫 트랜스젠더 슈퍼모델 1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 출신인 최한빛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 최종예선에 참가, 49명의 쟁쟁한 '여성 경쟁자'들과 겨뤄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최한빛은 한국무용과 함께 손담비의 '미쳤어'와 '토요일밤에'를 배경으로 프로 내음이 물씬나는 댄스 장기를 선보이며 본선진출 32명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본선에 진출하기만 해도 슈퍼모델로 인정받기 때문에 그는 본선에서의 입상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최초의 트랜스젠더 슈퍼모델로 거듭났다.

"슈퍼모델이 꿈인 한 여성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심사위원 여러분께서 트랜스젠더라는 선입견을 갖지 마시고 다른 후보들과 공정하게 심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1차 예선은 물론, 최종 예선 자기소개에서 트랜스젠더라는 핸디캡을 당당히 밝힌 최한빛은 "어렸을 때부터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행복"이라며 "타의 모범이 되는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한빛이 꿈을 이루는 데 가장 큰 버팀목이 돼준 후원자는 바로 부모님. 부모님들은 아들의 여성전환 수술을 포함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지원했다.

최한빛은 "나의 행복을 위해 수술까지 시켜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며 "수술하면서 부모님께 한 약속대로 후회하거나 숨지 않고 당당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께서는 누구보다 내가 행복하길 바라고 항상 웃을 수 있기를 원하셨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연예계 진출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는 "트랜스젠더라는 이름을 빌려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며 "실력을 가늠할 수 있고 끼와 열정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연예인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최한빛은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도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에게 당당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면서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그런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슈퍼모델 1호를 탄생시킨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 본선은 오는 9월 25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다.


JTN 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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