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10억' 언론시사회 [사진=JTN]

영화 ‘10억’, 캐스팅에 비해 스토리는 ‘진부’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박해일 신민아 박희순 정유미 이천희 고은아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가 된 영화 ‘10억’. 하지만 2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만큼 구성이 치밀하지도 스토리가 참신하지도 않았다.

8명의 남녀가 십억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을 위해 호주로 떠나고, 영화는 이들의 무시무시한 게임의 현장을 포착한다. 문제는 영화를 보다보면 ‘이 영화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 초반 속도감 있는 전개와 호기심 유발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은 떨어지고 ‘뻔한 결말’을 예고한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도, 그렇다고 뒤에 숨겨진 반전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지도 않는다.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되는 절박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주인공들은 처절하게 몸부림칠 뿐이다.

한국영화가 많이 힘들다고 하는 요즘. 영화 제작자들은 이 불경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충무로 맨파워’를 내세우고 있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를 내세운 ‘해운대’, 황정민 엄정화 김효진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 등 이름을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 ‘오감도’, 그리고 ‘십억’까지. 7,8월 두 달 사이 3편이나 되는 ‘초호화 캐스팅’ 영화들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허나 배우가 많다고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운대’는 개봉 9일만에 관객 300만을 돌파(7월30일 기준)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지만 ‘오감도’는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톱스타의 출연과 배우수가 곧 흥행성적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영화가 잘되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최우선이다. 오감도에서의 시대착오적 스토리와 발상이 흥행 참패로 이어졌듯이 ‘10억’의 진부한 스토리구조가 초호화 캐스팅을 무색케 만든다.

다만 박희순 신민아 이민기 등 배우들의 호연과 서호주 퍼스의 광활한 배경과 미장센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15세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아 방학을 맞은 청소년 관객들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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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유미 [사진=JTN]


△ 배우 박희순 [사진=JTN]


△ 배우 이민기 [사진=JTN]


△ 배우 신민아 [사진=JTN]


△ 배우 박해일 [사진=JTN]


△ 배우 신민아 [사진=J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