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 배우-플롯-음악 삼박자 갖춘 ‘웰 메이드 무비’

1953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영화 최초로 ‘전쟁 직후의 시대상’을 그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10월 27일 프레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는 폐허가 된 서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세트, 잘 짜여진 구성, 영화음악가 이병훈의 애잔한 음악, 거기에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두 배우의 열정이 한 데 어우러져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떠오르는 한류 스타 이완과 <황금신부>, <신의저울> 등 하는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로 존재감을 알린 배우 송창의가 투톱을 맡은 이 영화는 전쟁 직후 가족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했던 두 소년의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담는다. 전쟁이라는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할, 아니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슬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배형준 감독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라는 제목에 대해 “전쟁 직후 저런 상황에서 소년이 울면 되겠나 생각했다. 동명의 외국영화가 있긴 하지만, 이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주는 제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작인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는 180도 다른 작품을 내놓은 배형준 감독은 “<소년~>은 오래전부터 옷장 안에 묵혀 뒀던 할리 데이비슨 재킷과도 같다. 오늘 처음으로 이 재킷을 입고 거리에 나온 기분이다”며 인상적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이완은 강인한 사나이로 변모해가는 소년, ‘종두’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선보인다. 종두는 남들보다 강해지고 싶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사나이 중에 사나이다. 돈을 모아 부자가 되겠다는 ‘태호’와는 달리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지녔다. 이완은 배고팠던 시절 소년의 모습으로 분하기 위해 운동을 끊고 체중을 감량하는 등 외적인 변화 뿐 아니라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찍을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였음에도 18세를 연기한 송창의는 좀 더 어려보이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고 말투를 교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태호’라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태호는 무조건 많이 가진 자만이 세상에 살아남는다는 이치를 일찍 깨닫고 영리한 머리로 돈을 모으는 소년. 송창의는 “당시의 소년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어떻게 행동했을지 많이 생각했는데 정작 감독님은 나이보다는 진정성에 초점을 맞추라고 주문하셨다”며 촬영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으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시대, 그 비정한 시대에 대항해 버겁지만 끝까지 싸워 나가는 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가슴 뭉클한 휴머니즘을 선사하는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오는 11월 6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성혜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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