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 연출가 임영웅 씨 [사진=JTN]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기자간담회…故 이해랑 서거 20주기 추모공연

연극연출가 임영웅(73) 씨가 한국연극계의 현실을 비판하며 “고(故) 이해랑 선생의 투철한 연극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7일 오후 열린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요즘 한국 연극들은 상업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해 다른 극 장르의 요소들을 끌어오는 등 점점 변질돼 가고 있다”면서 “이해랑 선생의 말씀처럼 연극은 무대 위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할 뿐 다른 장르의 차용이나 모방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중심축이었던 고인을 회고하며 “아직도 선생님이 극장문을 열고 들어오실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 씨는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사회, 급변해가는 한국 연극계를 보면서 지금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통탄스러울 때가 많다”면서 “이럴 때 투철한 연극정신을 가진 이해랑 선생님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 연극인 손숙 씨 [사진=JTN]

요즘 연출자들과 배우들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무대에 서려면 배우로서 기초 훈련을 쌓아야 하는 데 그런 것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나 연출자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해랑 선생이 살아계셨다면 많이들 혼났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故 이해랑 서거 20주기 추모공연’의 일환인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는 오는 18부터 내달 1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 故 이해랑 선생의 제자인 임영웅 연출가는 이번 뿐 아니라 지난 2000년에도 이해랑 선생 11주기를 맞아 연극 ‘세 자매’를 연출한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임영웅 연출가를 비롯해 손숙 김명수 최광일 김석훈 서은경 등 모든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배우 김석훈 씨 [사진=JTN]

연극배우 손숙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이 작품을 보고 연극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밤으로의 긴 여로’가 자신이 본 최초의 연극이었다는 그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충격과 감동으로 인해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또, “죽기 전에 다시 명동예술극장에 설 수 있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명동예술극장의 재개관 공연에 서게 된 소감도 함께 전했다.

드라마 ‘천추태후’ 출연을 끝내고 연극무대로 복귀하는 배우 김석훈 씨는 “이해랑 선생님 추모공연에 출연할 것을 제의해주신 임영웅 연출가님께 감사하다”면서 “남은 연습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는 ‘미국 연극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진 오닐의 자전적 희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 돈에 인색한 아버지, 아편중독자인 어머니, 폐병에 걸린 아들 등을 중심으로 한 가족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Copyrightⓒ2009 JTN all rights reserved.

《기사제보 press@jtn.co.kr》

2009 엘리트모델 인기투표 하러가기 [ARS 060-900-0014, 모바일 2581+무선인터넷키] 


△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다섯 주인공들. 좌로부터 서은경 최광일 김명수 손숙 김석훈 [사진=J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