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원작 영화 ‘순정만화’ 언론시사회

인기 만화작가 강풀 원작으로 잘 알려진 ‘순정만화’가 영화로 탈바꿈해 지난 11월 19일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영화 ‘올드보이’, ‘황진이’, ‘야수’ 등에서 강한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유지태는 오랜만에 부드러운 멜로 연기를 펼쳐 매우 편안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유지태는 “그동안 맡은 역할들이 진지해서 자칫 유지태라는 사람 자체가 무거워지고 다가가기 어려워지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그러던 차에 ‘순정만화’를 만나게 됐다”며 출연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순정만화’에서 주인공 ‘김연우’ 역을 맡아, 18살 어린 여고생 ‘한수영’ 역의 이연희와 설레는 첫사랑의 느낌을 연기했다.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을 졸업하고 감독으로서도 활동 중인 그는 작품에 대해서도 매우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원작을 보고, 이정도의 리얼리티와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큼 가치 있는 영화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면서 “원작 만화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리액션도 많이 하고 애드리브도 추가했다.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강풀 작가의 열성팬임을 자처한 이연희는 만화를 접했을 때부터 ‘수영’ 역할이 탐났다고 한다. 그녀는 “여고생이 서른 살 된 아저씨를 사랑하는 설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 여고생들도 영화를 보고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만화에서도 화제가 된 ‘수영이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욕설을 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대중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내뱉기 힘든 말인데 막상 연기하고 보니 속이 시원했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순정만화’는 원작과는 또 다른 이야기와 볼거리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연출자인 류장하 감독은 “내용적으로는 강풀 만화에 충실했지만, 하경(채정안 분)의 애인 규철(김강우 분-우정출연)과 붕어빵 아줌마의 이야기가 빠지고 계절이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등 많은 변화를 줬다”고 전했다. 긴 분량의 만화를 두 시간 남짓의 영화로 옮기다보니 에피소드가 너무 많고, 크랭크 인을 4월에 들어가다 보니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게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이런 저런 곡절로 인해 영화 ‘순정만화’는 원작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지니게 됐다. 특히 한여름, 눈을 보고 싶은 수영을 위해 위층에서 스프레이 눈을 뿌리는 연우의 모습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인상적인 장면이다.

연우-수영 커플 외에 영화의 다른 줄기를 담당한 하경-숙 커플에는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채정안과 슈퍼주니어의 악동에서 첫 정극연기를 선보인 강인이 호흡을 맞췄다.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한 채정안은 “스크린에 비친 모습이 두려웠다. 빨리 적응됐으며 좋겠다”며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본인 스스로를 ‘충무로 멜로영화에 입문하는 요정’이라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넨 뒤, “아직은 부드러운 멜로물을 더 해보고 싶다. 연기 변신은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타이밍을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인 역시 “기회가 온 것만으로도 기쁘다. 원래는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꿈을 이루게 됐다”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을 때부터 이연희와 연기자를 준비해오던 강인. 갑작스러운 계기로 그는 슈퍼주니어의 멤버가 되어 진로를 가수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은 그동안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져온 이연희를 부러워한 듯 “어느 순간 연희가 치고 올라가더라”면서 “연기가 좋아 연극영화과에도 진학한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이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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