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킬' 역의 브래드 리틀 [사진=JTN]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팀 내한공연…매회 기립박수.찬사 쏟아져

거창한 무대장치와 현란한 조명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지난달 28일 개막해 연일 매진을 이루며 ‘전회 기립박수’라는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이라는 공연장이 주는 권위, 국내 라이선스 공연으로 다져진 명성만으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공연을 기대했다면 오산. 각종 공연 관련 테크놀로지가 범람하는 요즘 대형 뮤지컬들에 비해 ‘지킬 앤 하이드’의 무대장치와 조명은 예술적이나 비교적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막이 오르며 주인공 ‘지킬/하이드’ 브래드 리틀의 노래는 시작됐고, 그와 함께 ‘엠마’  루시 몬더와 ‘루시’  벨린다 월러스톤이 뿜어내는 열정적인 무대 카리스마는 2시간40분간의 긴 러닝타임을 온통 휘어잡을 정도로 대단했다.

말 그대로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충실하지 않고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무대매너 등 기본에 충실한 무대가 오리지널팀 공연만이 가진 장점이자 매력이라 하겠다.

배우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공연인 만큼 브래드 리틀의 역량은 무대 위에서 크게 빛을 발했다. ‘지킬 앤 하이드’가 낳은 불후의 명곡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대결(Confrontation)’ 등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버리는 저력이란.





리틀은 마치 이 노래들을 위해 무대에 오른 가수가 독자적인 리사이틀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관객들로 하여금 최상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이는 분명 국내 라이선스 공연이 주는 화려함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브래드 리틀을 보좌하는 두 여인 루시 몬더와 벨린다 월러스톤 역시 고운 음색과 성량을 보여준다. 특히 루시 몬더가 ‘원스 어폰 어 드림(Once upon a dream)’을 부를 때면 관객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아름다운 노래 선율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니. 오리지널팀 공연이기에 가능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 '엠마' 역의 루시 몬더 [사진=JTN]

‘지킬 앤 하이드’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의 이중성’을 주제로, 한 남자의 파멸과 사랑을 그리는 진지한 극 내용과는 별개로 오직 배우들이 보여준 열정에 대한 답례였다.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관객의 열정은 세계 최고”라며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 리틀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3년전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을 통해 이미 한국관객과 만난 터였기에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미리 예감했던 것은 아닐까.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팀 서울공연은 오는 20일까지 중구 태평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오는 25일 전주 전북대학교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 4개 도시에서 공연될 계획이며, 국내공연 후에는 해외 7개국 투어도 예정돼 있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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