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후보 ‘추격자’, 남우주연상 1개 부문 수상에 그쳐
최우수 작품상에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상복 없는 설움 떨쳐냈다.”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 나홍진 ․ 장훈 누르며 신인감독상과 각본상 2관왕 영예

올해 청룡영화제는 그야말로 ‘이변의 연속’이었다.

11월 20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주최 스포츠조선 / 후원 문광부 조선일보사 KBS).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간간히 눈발이 날리는 악조건에도 이병헌 정우성 이미연 송강호 등 많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비롯한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내 ‘별들의 축제’란 수식어를 무색하지 않게 했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총 18개 부문에 걸쳐 진행된 시상식은 최다후보였던 ‘추격자’가 1개 부문 수상에 그치고,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최고영예인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되는 등 예상 밖의 수상결과로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2008년 최고의 영화’로 자리매김해온 ‘추격자’는 청룡영화제로 인해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춘사대상영화제, 대종상에 이어 세 번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은 김윤석을 제외하고는 후보였던 9개 부문 중 8개 부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겼었다. 올해 워낙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많았던 탓에 ‘한국영화의 다양성 추구’와 ‘타 영화제와의 차별화 전략’을 꾀한 영화제 주최 측의 방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부문을 휩쓴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아 ‘나눠주기 식’이 아니냐는 비판여론도 있다. 올해 아카데미 수상결과가 그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추격자’의 경쟁작으로 관심을 끌었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은 감독상 최다관객상 미술상 촬영상 인기스타상(정우성) 등 5개 부문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반면,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된 ‘우생순’은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총평에도 불구하고 ‘추격자’ ‘놈놈놈’ 등 강한 이미지의 영화들에 밀려 그동안 유독 상복이 없었다. 이번 수상에 제작사인 MK픽쳐스의 심재명 대표는 “좋은 영화들이 많아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감격에 겨운 모습이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주연배우 문소리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표출해온 임순례 감독님의 연출력이 새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밖에도 ‘미쓰 홍당무’를 연출한 이경미 감독은 각본상에 이어 신인감독상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특히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기에 신인감독상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 특별했다. 이경미 감독은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 등 해외영화제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감독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려 ‘역시 의외’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그녀는 “결코 일등이 될 수 없는 이 세상의 모든 양미숙(영화의 주인공 이름)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면서 인상적인 소감을 밝혔다.


☞ 제29회 청룡영화상 수상 리스트

▶ 최우수 작품상 -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MK픽쳐스
▶ 감독상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김지운
▶ 최다관객상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바른손
▶ 남우주연상 - 김윤석 ‘추격자’
▶ 여우주연상 - 손예진 ‘아내가 결혼했다’
▶ 남우조연상 - 박희순 ‘세븐 데이즈’
▶ 여우조연상 - 김지영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남우신인상 - 소지섭, 강지환 ‘영화는 영화다’}
▶ 여우신인상 - 한예슬 ‘용의주도 미스신’
▶ 신인감독상 - 이경미 ‘미쓰 홍당무’
▶ 촬영상 - 이모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 조명상 - 강대희 ‘모던보이’
▶ 음악상 - 방준석 ‘고고70’
▶ 미술상 - 조화성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 기술상 - 인사이트 비주얼(강종익, 손승현) ‘모던보이’
▶ 각본상 - 이경미, 박은교, 박찬욱 ‘미쓰 홍당무’
▶ 청정원 단편영화상 - ‘잔소리’ 최정열
▶ 인기스타상 - 설경구, 김하늘, 정우성, 손예진
▶ 명예 인기스타상 - 故 최진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성혜지기자, 김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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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스포츠 조선(이경미 감독 수상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