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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의 꽃 ‘여우주연상’ 손예진, “스물일곱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게….”
故 최진실 명예인기스타상 수상, 청룡 인기상만 8회 수상한 ‘시대의 스타’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여배우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지난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주최 스포츠조선 / 후원 문광부 조선일보사 KBS)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수상소감은 ‘영화제의 꽃’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의 것이었다.

수상을 전혀 예감하지 못했는지 호명 후에도 선뜻 자리를 뜨지 못한 손예진은 무대에 오르자 하염없는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수상소감을 조금이라도 준비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머릿속에 상 받는 모습이 안 그려졌다. 요즘 스물일곱 살에 여배우로 살아가는 게 참 쉽지 않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빨리 정신 차리고 일어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혔다.

최근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 ㈜주피터필름)로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손예진. 가녀린 몸매와 앳된 외모를 지닌 그녀지만 올해로 벌써 데뷔 8년차를 맞은 중견(?) 배우다. ‘아내가~’에서 손예진은 두명의 남편을 거느리는 ‘팜므파탈’로 나오지만 귀여우면서도 뇌쇄적인 매력을 내뿜는다. 여배우로서는 매우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도 과감한 노출을 감행해 ‘대단하다’, ‘새롭다’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손예진의 수상소감은 이러한 그녀의 현재 상황들과 맞물려 그간 그녀가 겪어야 했던 고충들을 짐작케 한다.

쉽게 싫증내는 대중 앞에서 유행과 코드에 민감해야하는 연예계.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랫동안 ‘여배우’로 살아남기란 결코 녹록지 않은 일이기에 손예진의 이번 수상은 더욱 값지다. 손예진은 “최민식 선배님께서 열심히 하는 연기자 보다는 잘하는 연기자가 되라고 말씀해주셨다. 당시 그 말씀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면서 “앞으로 훌륭한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얼마 전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故 최진실에게 ‘명예인기스타상’이 수여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故 최진실은 20여 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켜 온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 명성에 걸맞게 故 최진실은 청룡영화상 인기상만 총 8회를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청룡영화제 측은 이런 그녀를 기리기 위해 특별히 ‘명예 인기스타상’을 수여했다.

그녀의 데뷔작인 ‘남부군’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안성기는 트로피를 들고 홀로 무대에 올라 故 최진실을 회고했다. 그는 “아직도 그녀의 앳되고 당차던 모습이 생생하다. 배우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열심히 살았던 그녀가 남긴 작품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을 것”이라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생전 故 최진실과 절친했던 배우 김해숙, 송윤아 등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으며, 정우성과 이정재는 기립박수로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했다.

대중들을 향해 언제나 미소를 짓는 여배우였지만 뒤에 가려진 슬픔을 안고 살아야 했던 故 최진실. 그녀의 죽음과 손예진의 눈물을 보면서 ‘여배우들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여배우들 화이팅!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성혜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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