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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in 정지훈, 축하무대 관객 몰입도 ‘최상’

11월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주최 스포츠조선 / 후원 문광부 조선일보사 KBS)의 최고 축하무대는 ‘비(Rain, 정지훈)’가 장식했다.

비가 등장한 것은 주요 부문인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남겨 놓은 2부 끝 순서. 비는 단정한 턱시도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5집 신곡인 ‘내여자’와 ‘Rainism’을 열창했다. 객석은 그야말로 ‘환호의 도가니’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배우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간헐적으로 환호성이 들려오던 것과는 달리, 비가 등장하자 모두 한 마음이 된 듯 전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영화제가 시작된 지 2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지만 파워풀한 비의 춤과 노래에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퍼포먼스가 없었음에도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그만의 스킬은 과연 ‘월드스타’다운 면모였다.

한편, 이날 비는 ‘내여자’를 부르는 도중 MC인 김혜수에게 꽃다발을 건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비의 행동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던 김혜수는 “몇 년 전 지훈씨가 나에게 꽃 한 송이를 빚졌었는데, 오늘 한 송이가 아닌 꽃다발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 충무로 여성파워 빛났다!

수상작품과 수상자가 모두 발표되고 나자, 올 한국영화계는 여성 영화인들의 파워가 빛을 발했음이 자명해졌다. ‘추격자’, ‘영화는 영화다’ 등 전형적인 마초영화들 사이에서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미쓰 홍당무’등과 같은 여성 제작자나 감독의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아 그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우생순’은 충무로 대표 여성 영화인 심재명 대표(MK픽쳐스)가 제작하고,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잘 알려진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등장인물 역시 엄태웅을 제외하고는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등 여자들이 대부분이다. 비인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올림픽 실화를 담고 있어 차별성을 인정받은 데다 임순례 감독의 농익은 연출력, 그리고 400만이 넘는 높은 관객 동원을 기록해 흥행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청룡영화제로 재조명을 받은 ‘미쓰 홍당무’(신인감독상, 각본상 수상)도 신인 여성감독인 이경미 감독의 작품이다. 이경미 감독은 2004년 단편영화 ‘잘돼가? 무엇이든’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감독이다. ‘잘돼가?~’는 2004년 제6회 서울 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과 관객상,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 등 수많은 단편영화제를 석권했다. 이후 이경미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 집행위원인 박찬욱 감독의 눈에 띄어 그의 영화사인 ‘모호필름’과 함께 ‘미쓰 홍당무’의 제작에 들어갔다. ‘기성 감독을 뛰어 넘는 신인 감독들’이라는 찬사를 받은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나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을 제치고 2008년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거머쥔 이경미 감독! 감독으로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 ‘청룡의 남자’ 정준호, 실수 연발… 어젯밤 무슨 일이?

‘청룡영화제’하면 떠오르는 커플! 정준호와 김혜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시상식 MC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진행이 김혜수는 무려 10회 째, 정준호는 7회 째로 이제 청룡영화제는 그들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듯 보였다.

하지만 정준호는 예년 같지 않은 실수를 연발해 시상식장 분위기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시상식 초반 심사위원단을 소개하는 순서에서는 심사위원 이름과 직업을 매치하지 못해 허둥댔고, “(탁자를 가리키며) 여기 종이가 너무 많아요~”라며 변명해 행사장을 폭소케 했으나 이후에도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 해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설경구 정우성 김하늘 손예진을 인터뷰하기 위해 무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정준호와 김혜수. “다음 순서를 진행하겠다”며 가장자리 사회자석으로 돌아갔지만 정작 다음 순서를 모르는 정준호는 진땀을 빼야 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정준호는 “아, 제가 이 자리로 돌아오면 안 되는 거였군요”라며 다시 무대 중앙으로 나갔다. 갑자기 심각한 음악이 흐르자 정준호는 故 최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MC 정준호의 실수로 인해 故 최진실을 기리는 엄숙해야 할 분위기가 웃지 못 할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행사 다음날, 시상식을 지켜 본 관객과 시청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준호의 진행미숙에 대해 ‘자질부족’을 운운하며 실수 뿐 아니라 ‘농담 따먹기 식의 진행’에 질타가 이어진 것. 매끄럽고 안정된 진행을 보인 김혜수와는 엇갈린 반응이었다. 자세한 사정은 정준호 본인에게 들어봐야 알겠지만, 기본적인 준비조차 하지 않은 듯 보이는 정준호의 진행 실수로 청룡영화제의 권위에 금이나 가지 않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성혜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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