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달콤한 거짓말’... 기억상실 남발하는 드라마․영화에 일침
소재와 일상에서 오는 재미는 쏠쏠... 뻔한 결말은 “글쎄”

12월의 첫날, 영화 ‘달콤한 거짓말’의 언론시사회가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주인공을 맡은 박진희는 그녀만의 코믹연기의 정점을 보여줬으며, 첫 코믹영화에 도전한 조한선은 ‘새로운 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첫사랑을 이루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 연기를 하는 여자주인공 지호! 박진희는 ‘일반인이 연기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힘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중 연기인데다 평소보다 오버액션을 남발해야 하는 코믹연기가 어려웠을 게 분명한 데도 박진희는 ‘제 신발 한 쪽을 찾아가는 극중 스토리’처럼 자신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찾은 듯했다. ‘궁녀’에서 보여 준 진지한 연기와는 사뭇 다른 그녀만의 코믹연기는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표현과 표정연기에서 빛을 발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했다는 박진희는 “이십대 후반에서 서른 살 즈음 여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전 여성 스태프들을 모아 놓고 술자리를 가지며 의견을 교환하는 열정까지 불태웠단다. 올해 서른 한 살이니만큼 사랑에 대해서도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서른하나의 사랑은 자꾸 내 자신을 비춰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 앞으로 좋은 사랑을 해보려고 노력중이라고 한다.

그동안 보여준 선 굵은 카리스마는 어디가고? 영화 ‘달콤한 거짓말’의 또 다른 수확은 ‘배우 조한선의 발견’이다. 조한선은 지호의 소꿉친구 동식 역을 맡아 ‘완전 망가진 연기’를 선보였다. 곱슬거리는 머리, 엉뚱한 표정,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그의 캐릭터는 ‘저 사람이 진짜 조한선이 맞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조한선은 “주변 사람들이 자꾸 이미지가 어둡다고 지적해주셨다. 그래서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었다”면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 연기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정화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달콤한 거짓말’은 툭하면 기억상실증을 남발하는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 일침을 가하는 색다른 코미디에 승부를 걸었다. 감독은 “연애를 하다보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또한 거짓말을 잘하는 친구를 만나고 나면 도대체 내가 누굴 만났던 걸까 궁금해질 때도 있다”면서 영화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전체적인 플롯이 약하다는 점이 아쉽다. ‘가까이 있는 사랑을 점점 깨달아가는’ 뻔한 결말은 뒤로 갈수록 관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영화 ‘달콤한 거짓말’의 수확은 배우들에게 있었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성혜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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