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우성(좌)과 고원원 [사진=JTN]

정우성-고원원 주연 ‘호우시절’ 베일 벗다…허진호 감독 특유의 감성멜로 돋보여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호우시절’이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영화는 제목인 ‘호우시절’이란 뜻 그대로, 때를 잘 맞춰 내리는 비와 같이 가을을 맞은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실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청두를 배경으로 한 이국적 풍광이 사랑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가슴에 지긋이 내려앉는다.


△ 배우 정우성 [사진=JTN]

정통 멜로영화를 표방하는 만큼 내용면에 있어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유학시절 함께 지냈던 한국 남자와 중국 여자가 우연한 기회에 재회하게 되고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깨닫게 된다는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를 그리고 있기 때문.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전작들을 통해 보여줬던 감독의 노련한 손길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허 감독 특유의 ‘일상에 관해 술술 풀어내는 듯한 묘사’는 영화 전체에서 번뜩이고 짜임새 있는 구성 또한 눈길을 끈다.

단, 어둡고 비관적이기만 했던 감독의 연애관은 밝고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시사회가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 감독은 “이번이 다섯 번째 작품인데 세상을 밝게 바라보고 싶어졌다”며 그간의 심경 변화에 대해 고백했다.

전작들을 연출할 때는 어두운 면에서 세상속 연인들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는 것. 옆에서 허 감독의 말을 듣고 있던 정우성은 “그게 다 감독님이 아이 아빠가 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배우 고원원 [사진=JTN]

중국 여배우 고원원(高圓圓.가오위안위안)과 연인호흡을 맞추는 탓에 대부분 영어로 연기해야 했던 정우성은 “관객들이 ‘영어를 하는 정우성’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가장 궁금하다”며 불안한(?) 속내를 털어놨다.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제작진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영화 속에서 잘 표현된 것 같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평소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공언해온 그는 “그동안 뱉어 놓은 얘기들이 많아서 (감독 데뷔 시점을) 내년은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향후 계획 또한 깜짝 공개했다.

‘호우시절’이 건진 또 하나의 소득은 고원원이라는 중국 여배우의 발견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고원원은 애칭 그대로 ‘청정 무공해 미인’다운 청순한 분위기를 쉬지 않고 뿜어낸다.

평소에도 허진호 감독의 팬이었음을 밝혀온 그녀는 “허 감독님의 다섯 번째 영화 포스터에 내 사진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따름”이라며 “처음 감독님의 출연을 제의했을 때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바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 배우 김상호 [사진=JTN]

잔잔한 영화에 청량제 같은 감초연기를 선보인 배우는 김상호였다. 적시적소에 나타나 웃음을 선사하는 김상호의 연기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을 한껏 조이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허 감독은 “평소 김상호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며 그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김상호의 자연스러운 중국어 연기는 현지에서도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과거 서로 사랑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 두 남녀가 우연히 중국땅에서 만나 또 다시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내용의 감성 멜로 영화 ‘호우시절’은 오는 10월8일 관객들과 조우할 예정이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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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김상호 정우성 고원원, 그리고 허진호 감독 [사진=J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