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범으로 오인 받은 한 청년의 법정 투쟁!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수작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그 어느 날과 다름없이 나는 아침에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잠시 후 한 어린 소녀에게 손목을 붙잡혔고, 경찰서로 넘겨졌다. 경찰에서는 나보고 ‘성추행범’이란다. 어느 한 사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벌금 5만 엔만 내면 하루 만에 풀려나니 그냥 혐의나 인정하라고? 내가 죄를 부인하면 할수록 시간이며 돈 때문에 손해를 보는 건 내 쪽이란다. 아무리 투쟁해봐야 무죄선고를 받을 확률이 겨우 0.01%?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이것은 ‘쉘 위 댄스’로 잘 알려진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화제작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수입 위드시네마 / 배급 서울엠피필름㈜)의 기본 줄거리다. 정통 법정드라마인 이 영화는 성추행 범으로 오인 받아 현행범으로 기소된 한 청년의 억울한 법정 투쟁을 통해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파헤치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유죄 확률 99.9%, 무죄 판결을 위한 한 청년의 치열한 법적 논쟁!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무죄를 향한 한 청년의 긴 재판과정을 짜임새있게 담아낸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급히 올라탄 만원 지하철에서 앞에 서있던 여고생에게 치한으로 몰려 구금된 텟페이(카세 료 분)는 자신은 결백하기 때문에 곧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었지만, 자백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경찰과 담당 변호사의 요구에 당황스럽고 초조하기만하다. 텟페이의 무죄를 믿는 어머니(모타이 마사코 분)와 그의 오랜 친구 다츠오(야마모토 코지 분)는 판사 출신의 형사 사건 베테랑 변호사인 아라카와(야쿠쇼 코지 분)와 스도(다케나카 나오토 분)의 도움을 받아 0.01%인 무죄 확률을 향해 치열한 법정 투쟁을 벌인다.

일본 베테랑 배우 야쿠쇼 코지는 실제 한 번 기소되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도 무죄 판결이 어려운 일본 사법 제도에 짙은 회의를 느끼고 있는 변호사로 분해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특유의 무표정 속 심리변화를 잘 표출해내는 배우 카세 료는 절정의 내면 연기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2007년 최고의 영화로 일본 열도를 뒤흔든 이 작품은 긴 러닝 타임에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소재를 사실적이고 심도 있게 다뤄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한다. 허구의 소재임에도 마치 실화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점 또한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다.

“당신이 심판받기 원하는 바로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 주시기를.”
유죄를 위한 법인가, 무죄를 위한 법인가? 법이란 제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현 사법제도의 문제점들을 철저히 분석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법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오는 12월 11일 국내 개봉된다.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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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위드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