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박힌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외쳐라!
“예스, 맨”

사회는 급변하고 삶은 팍팍하다. 작금의 시대를 짊어진 사람들의 어깨는 날마다 내려앉고 불평은 날로 늘어간다. 빠듯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No'가 판치는 세상을 향한 유쾌한 외침 “예스맨”이다.

데니 월레스의 베스트셀러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예스맨(12월 18일 개봉)의 주인공 칼(짐 캐리)은 ‘노맨’이다. 이혼 후 절망에 빠져있던 칼은 ‘예스’를 하기엔 모든 일이 귀찮고 하찮고 회의로 가득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얼떨결에 ‘인생역전 자립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되고 그때부터 칼의 잔잔했던 일상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난무한다.

삶은 즐거운 놀이인데 우리는 커가면서 어떻게 노는 건지, 그 방법조차 까마득하다. 영화는
“삶을 즐겨!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라고 끊임없이 말하며 황당무계한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예스맨”을 보는 관객은 ‘예스’의 긍정을 억지로 일삼다 보면 나중엔 저절로 ‘예스’를 하게 된다는 ‘인생역전 자립 프로그램’의 목적에 서서히 부합하며 본인도 모르게 나직이 “예스, 맨”이라고 속삭이게 될는지도 모른다.

“트루먼 쇼” “이터널 선샤인”에서 “넘버 23”으로 이어지는 다소 정적인 최근 필모그래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짐 캐리는 이 영화에서 본래 자리를 찾지만 어느새 늘어난 주름과 여전히 오버스러운 액션은 설익은 밥알처럼 시종일관 겉돈다.
그러나 예스맨은 적어도 억지스러운 웃음 유발은 하지 않는다. 짐 캐리의 전매특허인 슬랩스틱이나 어눌한 말투의 한국어 구사 등 한국 관객에게는 보다 친숙한 영화가 될 것이다.

마지막 시퀀스에서는 대형 노출신(?)이 등장한다. 뜬금없는 '인생역전 자립프로그램’의 회원들의 벌거벗은 나체 장면처럼 러닝타임 내내 어디로 튈지 모를 통쾌한 플롯을 전개해 나가던 감독(페이튼 리드)은 ‘가면을 벗고 자신의 인생을 찾으라’고 조용한 암시를 던지는 듯하다.

이 영화에서 당위나 인과는 찾지 않길 바란다. “예스맨”은 ‘예스맨’을 외치는 자의 유쾌한 자기 발견이다. 잃어버린 자아 발견의 발판이자 진정한 삶의 목적 구현이다.
우리 앞에 놓인 두 방향의 가능성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yes? or no?”

JTN 권선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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