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클로져’, 정보석 데니안 고영빈 이항나 등 출연
2008.12.5~2009.2.8, 서울 대학로 SM아트홀

네 남녀의 격정적이고 매혹적인 사랑. 연극 ‘클로져’가 8번째 팀을 꾸리고 12월 5일부터 공연에 들어갔다.

지난 2006년 김지호의 출연으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대학로 흥행신화를 달성한 바 있는 연극 ‘클로져’는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대표작으로 네 명의 매력적인 남녀를 통해 단순한 사랑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소통에 대한 깊이 있는 대본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7년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후, 전 세계 100여 개 도시,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며 널리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클로져’는 2004년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되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제작 당시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클라이브 오웬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해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무대예술만으로는 표현해내기 힘든 빼어난 영상미로 미국 평론가 협회가 선정한 ‘2004년 10대 영화 중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미 출연 경력이 있는 데니안(god)과 ‘클로져’의 터줏대감 배성우를 비롯해 정보석, 고영빈, 이항나, 진서연 등이 새롭게 캐스팅돼 탄탄한 연기와 호흡을 보여준다. 각각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했던 고영빈과 정보석의 연기 변신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연극 및 뮤지컬 배우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데니안의 물오른 연기 또한 볼거리다.

데니안은 “처음 연극 무대에 섰을 때는 내가 맡은 부분의 대사를 읽기에 바빴는데, 이제는 몇 작품을 거치다 보니 무대 위에서 비로소 즐길 줄 알게 됐다”고 전한다. 이제 제법 연기자로 자리를 잡은 듯한 그는 “이제 무대에서 ‘내 캐릭터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관객들에게 ‘내 캐릭터가 왜 이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시켜나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지난여름 MBC드라마 ‘달콤한 인생’을 끝낸 정보석은 친정인 연극무대로 돌아와 시종일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극 ‘아트’를 마치자마자 ‘클로져’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드라마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 힘들다. 오랜 동안 드라마에만 출연하면서 연극이 그립다는 생각을 간절히 해왔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클로져’는 대현, 태희, 수빈, 운학 네 남녀가 만나고, 운명적으로 사랑하고, 상처를 입히는 과정을 매우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욕망과 집착 등 그들이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표출해내는 방식은 차라리 코믹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이 작품 속 유머는 관객이 인물이 처한 상황과 내면심리에 잘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윤활유와도 같다. 작품에 쓰인 언어는 솔직하다 못해 노골적이다. 관객들은 그런 적나라하고 거침없는 표현에 마치 속내를 들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연극 ‘클로져’만의 매력이다. 인류의 보편적 주제인 사랑! 그에 대해 개개인이 정의내린 단편적이면서도 무수히 많은 조각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과 함께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이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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