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무비위크' 커버스토리 中

-혹시 어릴 때 대통령의 꿈을 품었던 적이 있나?

▲ 물론이다.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웃음)

-오랜 꿈을 이루게 됐으니 축하한다.(웃음)

▲ 여러 가지로 감회가 새롭다. 영화 잡지 인터뷰도 한 4년 만이니까. <태풍> 끝내고 <런드리 워리어>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물리적으로 노출이 안 됐으니 관객들과 만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 되어버렸다. 모처럼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말끔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게 참 오랜만이었다. 표준어 쓰는 연기도 그렇고.(웃음) 설렘 반 긴장 반이지만, 처음엔 정말 긴장이 많이 됐었다. 촬영 전에 장진 감독님과 시간을 많이 가졌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어떻게 성사된 건가?

▲ 사실 장진 감독님이랑 다른 작품을 얘기하다가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대해 들었다. 다음에 준비하고 있는 기획들을 얘기하시는데, 이게 참 재밌겠더라. 그래서 “책 나오면 한 번 보여주실래요?” 했고,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보통 작품 선택을 굉장히 신중하게 하는 편인데 아마 가장 쉽게 선택한 작품인 것 같다.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장진 감독님이라면 나의 코미디 연기를 맡겨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웃음)

-연기하면서 숨겨진 코미디 본능이 살아나는 게 느껴졌나?

▲ 처음에는 ‘아, 이렇게 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웃음) 근데 모니터링하면서 스태프들이 보고 웃으니까 욕심이 나더라. 시나리오엔 없던 것들도, 감독님하고 장난으로 개그 하듯이 만들어낸 것도 있었고. 애초에는 웃음 포인트가 없던 장면들인데 추가된 것도 있고.

-예를 들면 어떤 장면이?

▲ 아직 영화를 못 봐서 그게 들어갔는지는 모르겠다. 잘렸을지도….(웃음)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내가 하는 코미디가 굉장히 미묘하다. 이게 코미디인지 아닌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들이 많은데,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사실 썰렁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영화 속 내 코미디 스타일이, 아는 사람들만 알아서 웃는 느물느물 넘어가는 식의 코미디라서 말이다. 물론 몇 장면들은 대놓고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것도 있지만 어떨 때는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그래서 오히려 관객들이 어느 부분에서 웃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감독님은 걱정 말라고 하셨지만.(웃음)

-장진 감독이 장동건이란 배우가 얼마나 웃긴지 알게 될 거라고 확언했는데.

▲ 하하!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막 얘기하는 거지.(웃음)

-이번 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 매년은 아니지만 꾸준히 참석했었는데, 아무래도 내 작품을 가지고 가니까 확실히 기분이 좋다. 근데 개막식 장소가 야외라 약간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보니 욕심 같아선 좀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유례없이 웃음이 마구 터져 나오는 개막식이 되지 않을까? (웃음)

▲ 그렇게 되면 너무 좋고.(웃음)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취임식 자료 같은 건 좀 봤다. 이 영화가 청와대 내부 이야기라서 공개된 자료가 있을 리도 없다. 흔히 뉴스에서 보이는 모습들을 영화 안에서 풍자해서 재현할 때가 있는데 그게 굉장히 재미있다. 내가 등장하진 않지만 토론 장면 같은 것도 웃기고.

-멋지게 연설하는 장면도 나온다.

▲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면 주변에 사람도 많고, 시선도 여러 곳을 보면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정말 카메라 렌즈만 보면서 하는 거더라. 아무래도 보통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연기하는 게 익숙하니까. 오히려 렌즈를 계속 쳐다보고 하려니 어색하더라고. 게다가 그냥 대사도 아니고 연설문이라 다른 데를 둘러보거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암기도 더 힘들었고.

-혹시 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 나를 중심으로 누군가 한 명씩 왔다 가는 것?(웃음) 서민 역할의 박해일 씨 한 번, 방북 대표 역할의 류승룡 씨 한 번…. 이렇게 상황마다 상대방이 자꾸 바뀌니까 그걸 다르게 대응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보통 한두 장면 찍으면 호흡이 맞아서 그 배우랑 끝까지 찍는데, 일관되게 캐릭터를 유지하는 것들이 조금, 뭐, 크게 어렵다기보단 신경이 쓰이더라.

-관객들에겐 여러 배우들과의 다양한 조합이 웃음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심지어 박해일 씨는 스물두 살 청년 역할로 등장한다.(웃음)

▲ 박해일 씨가 나한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청년으로 나오는데, 그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다. 리허설 때도 너무 웃겨서. 아, 그런 게 있더라. 보통 코미디라는 게 그렇지 않나. 지금 막 웃겨도 다시 하면 안 웃길 수도 있고. 그런데 그게 연습을 많이 하니까 계속해도 계속 재미있을 수가 있는 거더라고. 몰랐던 사실을 깨달았다.

(기사전문은 무비위크 홈페이지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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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①]장동건, “어릴적 꿈 대통령?...미쳐 몰랐던 코미디 본능”


[기사제공=무비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