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집행자’ 제작보고회…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교도관들의 이야기

'허가 받은 살인자'의 고뇌는 과연 어떤 색깔일까.

인간으로서 인간을 죽여야 하는 사형집행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집행자’(감독 최진호, 제작 활동사진)의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서울 안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데드맨워킹’이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기존 영화들이 사형수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면 이 영화는 사형을 집행해야하는 교도관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갈등과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 배우 윤계상 [사진=JTN]

특히 실제 교도소에서 허가를 받아 촬영이 이뤄진 첫 번째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조재현 윤계상 박인환 차수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사회성 짙은 소재의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재현은 사회정의를 위해 사형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냉철한 교도관 ‘배종호’ 역을 맡았으며, 윤계상은 사회초년생으로 아르바이트 삼아 교도관이 된 ‘오재경’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 배우 조재현 [사진=JTN]

또, 사형수와 오랜 세월동안 우정을 쌓은 탓에 사형집행 명령을 받고 동정과 연민에 갈등하는 늙은 교도관 ‘김교위’ 역에 박인환이 캐스팅돼 영화에 무게를 더한다.

제작사인 활동사진 대표이자 배우인 조선묵은 이날 행사의 사회자로 무대에 올라 “12년만에 사형제도가 부활된다는 가정 하에서 생기는 교도관들의 갈등과 논점을 다뤘다”면서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조재현은 “실제 사형집행을 해본 사람들은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이룰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며 사형집행관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 배우 박인환 [사진=JTN]

충무로 입봉작으로 ‘집행자’를 선택한 최진호 감독은 “영화가 너무 무거워서 사람들이 보러 오겠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는 사형제도에 관한 영화기 이전에 사람에 대한 영화”라면서 “그동안 ‘3D’직업이라 불리며 많은 조롱거리가 돼온 교도관들의 일상을 파헤치며 사람살이가 결코 다를 게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연출계기를 밝혔다.


△ 배우 차수연 [사진=JTN]

이어 그는 “많은 연기자들의 노고로 재미와 유머, 감동이 함께 어우러진 영화가 됐다”면서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각종 흉악범죄 때문에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영화 ‘집행자’는 다시 한 번 사형제도에 관한 논란에 불을 지피며 이슈를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5일 개봉 예정.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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