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위기 못넘겨...19일 마지막 콘서트 녹화

MBC가 또다시 시청률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일요일일요일밤에' 1부 '오빠밴드'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SBS '패밀리가 떴다'와 KBS '1박2일' 등 타사 경쟁프로그램에 밀려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던 MBC '일요일일요일밤에'는 1~2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프로그램을 계속 교체해가며 시청률 상승을 노려왔으나, 이번에도 평균 시청률 5%를 넘지 못하자 또다시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한 것.

MBC는 이미 현재 방송되고 있는 '일밤'의 2부 코너 '노다지'에 대해서는 폐지를 결정했었으나, 1부 '오빠밴드'의 경우 프로그램의 취지와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많은데다 이달 초 시청률이 6%를 넘기며 상승세를 보이자 폐지 논의를 잠시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시청률이 다시 4% 대로 하락했고, MBC 내부에서는 이달 초 시청률 6%는 추석특집 프로그램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판단해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방송된 '오빠밴드'의 시청률은 또다시 하락해 3.8%를 기록했으며, 19일로 예정됐던 '오빠밴드'의 첫 콘서트는 '마지막 콘서트'라는 자막과 함께 이날 방송의 마지막에 예고편으로 등장, 프로그램 폐지를 암시했다.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가 결정되자 MBC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은 '오빠밴드'의 폐지를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이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이 보기 좋았는데 이제 실력을 발휘하자마자 폐지를 결정하다니 안타깝다",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MBC의 잘못된 판단이다", "동시간대 타사의 인기 프로그램 때문에 오빠밴드를 폐지한다해도 시청률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등의 의견을 올리며 '오빠밴드'의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동시간대 방송중인 KBS '1박2일'과 SBS '패밀리가 떴다'는 최고의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경쟁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며, 시청률이 다소 낮더라도 '오빠밴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 내용이 신선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성공과도 연결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무한도전'역시 방송 초기 시청률 10%를 넘지 못하며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아왔던 프로그램.

당시 MBC는 '무한도전'의 폐지보다는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을 통해 지금의 '무한도전'을 만들어냈고, 이에 '오빠밴드'의 시청자들 역시 이달 초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오빠밴드'를 폐지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 타사의 경쟁프로그램들이 워낙 막강하다보니 '오빠밴드'를 '일요일일요일밤에'의 1부 코너가 아닌 '우리결혼했어요'와 '세바퀴'처럼 독립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다른 시간대에 방송한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눈에 띈다.


그동안 '오빠밴드'는 신동엽, 유영석, 탁재훈, 김구라, 슈퍼주니어 성모, 서인영, 트랙스의 정모, 홍경민 등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연예인들이 모여 남자라면 한번쯤은 꿈꾸어봤을 '락밴드'에 도전, 실력을 향상시키며 화합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그러나 방송 초기 예능프로그램을 의식해 멤버들의 음악적인 실력 향상이나 연습과정 보다는 웃음과 재미에 집중해 시청자들과 언론에 비판을 받으며 '오빠밴드(오래 볼수록 빠져드는 밴드)'가 아닌 '오짜밴드(오래 볼수록 짜증나는 밴드)'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려 이달 초부터 재미와 함께 멤버들의 피나는 연습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뤘고, 이 과정에서 멤버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돼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19일 콘서트를 계획하게 된 것. 특히 이번 콘서트는 1천여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사연과 함께 관람을 신청해 시청률 부진 속 예상밖의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결국 시청률의 압박에 못이겨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결론내렸고, 결국 19일 일산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열리는 '오빠밴드'의 첫 콘서트는 '마지막 콘서트'가 됐다.

MBC는 수개월간 이어온 '일밤'의 시청률 부진을 '쌀집아저씨' 김영희 PD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끌어올려 보겠다는 각오다. 

시청자들의 호평과 끊임없는 폐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오빠밴드' 폐지를 결정한 MBC가 11월 어떤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상승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TN 윤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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