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웨딩싱어’ 프레스콜…개성만점 두 남자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속으로

지난 1998년에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로맨틱코미디 열풍을 몰고 온 영화 ‘웨딩싱어’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영화가 뮤지컬로 리메이크된 장르를 흔히 ‘무비컬’이라고 하는데, 무비컬 제작의 가장 큰 관건은 아무래도 캐스팅에 있다. 영화에서 깊은 인상을 줬던 배우들의 연기를 누가 이어받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느냐가 무비컬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



그런 점에서 오는 11월29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막을 올리게 될 뮤지컬 ‘웨딩싱어’는 매우 자신만만하다.

충무로 톱배우 황정민, 인기 뮤지컬 배우 박건형이 원작에서 애덤 샌들러가 맡았던 남자 주인공 ‘로비 하트’ 역에 더블 캐스팅된 것. 특히 ‘줄리아’ 역의 드류 베리모어 중심이던 영화와는 달리, 이번 작품은 로비를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어서 이 두 남우들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줄리아 역에는 방진의가, 줄리아의 친구 ‘홀리’ 역에는 윤공주와 김소향이 더블 캐스팅되는 등 쟁쟁한 뮤지컬 여스타들이 총출동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웨딩싱어’를 언론에 첫 공개하는 프레스콜이 열렸다.

개막까지 한 달 이상이나 남았지만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배우들은 당장 공연을 시작해도 될 만큼 완벽한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다.


△ 배우 황정민(좌)과 박건형 [사진=JTN]

# 황정민과 박건형 “같은 인물인데 너무나 달라”

실제 7살차로 알려진 황정민과 박건형은 전혀 다른 개성의 로비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짧은 머리에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르고 정장을 입은 황정민과 웨이브 파마를 한 장발에 가죽재킷을 입은 박건형은 외모부터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관록이 느껴지는 황정민과 힘이 넘치는 박건형의 연기스타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연출가인 최성신 씨는 “두 사람의 색깔이 많이 다른 건 사실”이라면서 “황정민은 자신의 나이에 맞는 로비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중이고, 박건형은 오히려 열정적이고 에너제틱한 면을 줄이고 내면 연기에 중점을 둬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황정민, 결혼기념일마다 아내에게 욕 먹는 이유는?

뮤지컬 무대로 다시 돌아온 황정민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년 초에 출연한 뮤지컬 ‘나인’에서는 작품이 어려워 관객과 소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가볍고 재밌고 경쾌한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을 종횡무진하며 다작(多作)중인 황정민은 "무대 위에, 혹은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때 배우의 존재가치가 빛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연기관을 전하기도.

'웨딩싱어'가 결혼을 주제로 하는 뮤지컬인 탓에 “아내에게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사실 그런 걸 싫어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욕 먹는 게 일”이라고 말해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 박건형 “파마한지 얼마 안 돼서 컬이 살아있어요”

언제나 재미있는 입담으로 여성팬을 사로잡은 박건형은 전작인 뮤지컬 ‘삼총사’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벗어던지고 곱슬거리는 파마머리에 건들건들한 모습의 로비로 분해 무대에 올랐다.

자신의 뮤지컬 데뷔작이었던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 역시 1980년대풍 디스코가 주 안무인 탓에 그는 홈그라운드에 돌아온 마냥 여유로운 연기를 펼쳤다.

간담회에서 박건형은 머리를 어루만지며 “파마한지 얼마 안 돼 아직 컬이 살아있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이로 인해 이날 인터뷰의 주제는 박건형의 헤어스타일에 많이 쏠려 있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황정민은 “난 같은 로비 역을 하지만 절대 파마머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난 곱슬머리가 너무 싫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 배우 방진의 [사진=JTN]

# 방진의 “황정민 선배는 아직 절 낯설어해요”

줄리아로 분한 방진의는 “황정민과 박건형 중에 누가 더 남자로서 끌리느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에 “그래도 아직 가능성이 있는(미혼인) 박건형이 더 좋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황정민 역시 “난 결혼했으니 선택하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방진의의 대답에 끝내 서운한 기운이 역력. 이에 방진의는 “황정민 선배가 아직 나를 낯설어하는 것 같다”면서 “그만큼 순박하고 솔직한 사람이라 많은 것을 배운다”며 재빨리 수습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웨딩싱어’는 영화의 개봉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재탄생, 지난 2006년 토니어워즈에서 작품 각본 남우주연 음악 안무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 느끼는 낭만적인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 찾기’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흥겨운 디스코 음악과 열정적인 군무,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이 큰 볼거리를 선사할 ‘웨딩싱어’에 벌써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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