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시 씨, 영화 ‘귀향’ 언론시사회 참석...근 30년만의 영화계 복귀 "힘들었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로 70년대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이화시(58) 씨가 근 30년만에 은막으로 돌아와 관객들과 만났다.

이화시 씨는 23일 서울 중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영화 ‘귀향’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관객들과 만난 바 있는 그녀는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영화 찍는 내내 마치 출산의 고통을 겪는 것처럼 힘들었다”고 전했다. 30년 가까운 오랜 세월을 돌아와 스크린 앞에 다시 서게 된 감격스러운 마음이 역력해보였다.

이화시 씨는 1970년대 컬트 공포영화의 대가 김기영 감독과 수차례 영화작업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충무로 스타였다.

‘이어도’,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등에서 그녀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당시 여배우들에게는 없던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던중 1982년 결혼과 함께 돌연 은퇴를 선언, 해외 이민을 떠나며 은막과도 작별했다.

지난해 서울 영상자료원에서 열린 ‘고 김기영 감독 회고전’에 모습을 드러낸 이화시 씨는 안선경 감독을 우연히 만나 ‘귀향’의 시나리오를 건네받았다.



안 감독은 이화시 씨의 젊은 모습이 영화의 주인공 박지아 씨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그녀를 캐스팅하기로 결심, 현재 외국에 거주중인 그녀를 붙잡기 위해 모진 노력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30년전 작업환경과 비교해 어떤 점들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이화시 씨는 “당시에는 대부분 후시녹음이어서 눈빛과 행동으로만 연기하면 됐는데 이제는 목소리 연기까지 해야 하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 비해 전문화된 배우와 스태프들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는 신인배우의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그녀는 “7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스태프들이 나이가 많았는데 이제는 모두 자녀 같은 사람들과 작업을 해야 해서 신기했다”며 촬영장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영화 ‘귀향’에서 이화시 씨는 한적한 모텔에서 딸 ‘성녀’(박지아 분)와 단둘이 살아가는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그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안정되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해외로 입양된 남자 ‘성찬’(박상훈 분)이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는 내용의 이 영화는 올해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오는 11월5일 개봉.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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