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뢰인 사랑한 킬러이야기…신현준-강혜정의 개성연기 압권

영화 ‘킬미’(감독 양종현, 제작 싸이더스FnH)는 신현준과 강혜정 두 배우의 매력에 오롯이 기댄 영화다.

신현준은 강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외모지만 언제나 촉촉이 젖어있는 눈 때문에 매정하리만치 나쁜 남자를 연기하면서도 어느 순간 연민이 느껴지게 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다. ‘장군의 아들’(1990)에서부터 ‘맨발의 기봉이’(2006)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해왔지만, 그래도 변치 않는 신현준만의 매력은 존재하는 것.

귀여운 외모의 여배우 강혜정은 ‘엉뚱발랄 소녀’ 캐릭터 그 자체다. 26일 결혼을 하고 이제 어엿한 엄마가 될 테지만 ‘허브’, ‘우리집에 왜 왔니’ 등에서 보여준 무표정 4차원 소녀 캐릭터는 이제 충무로에서 ‘강혜정 아니면 안 되는’ 그녀만의 영역이 돼 버렸다.


△ 배우 신현준

이렇듯 상반된 캐릭터의 두 사람이 영화 ‘킬미’에서 만났다. 신현준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킬러 ‘현준’ 역에, 강혜정은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자살을 결심한 여자 ‘진영’ 역에 캐스팅돼 각자 개성이 묻어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신예 양종현 감독은 두 배우의 매력을 십분 활용, 자신의 첫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다. 감독 역시 엉뚱한 성격으로 유명한 터라 ‘엉뚱한 사람들이 만든 엉뚱한 영화’로 충무로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2년만에 늦깎이 개봉을 하게 됐다.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신현준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추운 겨울에 고생해서 찍은 영화인데 홍보를 제대로 할 시간이 없어서 아쉬움이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 26일 열린 '킬미' 언론시사회. 양종현 감독(좌)과 신현준

장진 감독의 2001년작 ‘킬러들의 수다’에서도 킬러 역할을 맡은 적이 있는 그는 “‘저수지의 개들’처럼 관객 입장에서 볼 때 특이한 영화를 좋아한다”면서 “‘킬러들의 수다’에서 연기한 ‘상연’은 현실에서 벗어난 판타지가 있는 킬러였다면 이번의 현준은 현실감 있는 킬러”라며 전작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킬미’는 자살을 원하는 여자와 그녀를 죽여야 하는 킬러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느와르가 될 뻔한 로맨스’라는 독특한 장르명 만큼이나 로맨틱 코미디와 느와르, 드라마, 액션이 섞여 장르 불명의 영화가 돼 버렸다.

양 감독은 “첫 영화를 찍는 신인감독들이 흔히 하는 실수중 하나가 그동안 담고 싶었던 웃음 사랑 감동 등 많은 것들을 한 영화에 담으려고 하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혼합장르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나 또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또 그런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 지난 10월20일 열린 '킬미' 제작보고회에서 강혜정(좌)과 신현준

영화의 중간중간 번뜩이는 유머와 독특한 상황들은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현준이 살해대상을 저격하기 위해 옥상에 올라갔다 또 른 킬러와 마주치는 장면이라든지, 알콜중독자인 어머니(김혜옥 분)가 화장실에서 벌이는 해프닝 등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두 배우의 개성연기가 어우러져 신인감독에게 큰 힘을 보탰다. 러브스토리에 더욱 치중되긴 했지만 지난해 개봉한 콜린 파렐 주연의 영화 ‘킬러들의 도시’와 통하는 매력이 있는 영화. 오는 11월5일 개봉.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Copyrightⓒ2009 JTN all rights reserved.

《기사제보 press@jtn.co.kr》

(관련기사)
* [포토] 강혜정 빠진 '킬미' 시사회
* 신현준 "매니저가 날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