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 “단축번호 1번은 여자친구, 누나는 없어요.”
핸드폰 소재 범죄스릴러 영화 ‘핸드폰’ 제작발표회

어느 날 당신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일, 핸드폰 분실 사건에 대한 기막힌 상상력의 스릴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엄태웅, 박용우 주연의 ‘핸드폰’은 핸드폰을 분실한 연예기획사 매니저 ‘오승민’과 핸드폰 속의 비밀을 공개하겠다며 그를 협박하는 범인 ‘정이규’의 첨예한 두뇌게임을 다룬 영화다. 참신한 소재와 시나리오로 ‘살인의 추억’과 ‘추격자’를 잇는 ‘한국형 스릴러’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2일 서울 충정로 프라자호텔에서는 영화 ‘핸드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까메오로 출연한 인연으로 사회는 김구라가 맡았으며, 주인공 엄태웅과 박용우를 비롯해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이 무대에 등장해 ‘핸드폰’에 대한 솔직한 토크를 나눴다.

“주인공으로 제작발표회에 나온 건 처음입니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매니저 ‘오승민’ 역할의 엄태웅은 이같이 말하며 감격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김한민 감독의 꼼꼼한 연출 스타일 덕분에 촬영하는 데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뒷모습 하나 찍는데도 여러 컷을 찍어 힘들었다는 것. 본인이 보기엔 그저 똑같은 뒷모습일 뿐인데 김감독은 무수히 재촬영을 요구했단다. 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엄태웅의 뒷모습이 상당히 매력 있기 때문”이라며 당시 상황을 일축했다. 엄태웅은 “입 안에 집게를 넣는 장면은 너무 많이 찍어 입안이 부르텄을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엄태웅은 핸드폰 단축번호 1번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1번은 여자친구”라고 답했다. 이에 김구라가 “그럼 누나는 몇 번?”이라고 다시 묻자 “누나는 단축번호가 없다. 그냥 가족폴더에서 찾는다”고 답해 주위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배우 조안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는 박용우는 똑같은 질문에 “워낙 기계치라 핸드폰 다루는 법을 잘 모른다. 단축번호 1번도 지정해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엄태웅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목소리 배우냐구요? 저 화면에 많이 나와요~”

대뜸 “목소리를 의식하면서 연기해보기는 처음”이라고 말을 꺼내기 시작한 박용우는 얼핏 <그놈목소리>의 강동원을 떠올리게 했다. 주인공의 핸드폰을 습득해 ‘익명성에 감춰진 폭력성’을 드러내는 인물 ‘정이규’로 분해 극의 초반 목소리만으로 화면을 압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직접 녹음해서 들어보니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어 혼났다는 그는 “그래도 여자친구는 가장 멋있는 목소리라고 해줬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하지만 간담회 내내 그의 목소리 연기에만 포커스가 맞춰지자, 그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며 “사실은 영화에서 목소리만 나오는 건 아니다”며 정정하는 모습이었다. 엄태웅 보다는 아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비중이 커진다는 것. 후반부에서는 오승민과 정이규의 쫓고 쫓기는 추격신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신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릴러 장르 특유의 서스펜스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한국형 스릴러’의 진면목을 보여줄 영화 ‘핸드폰’은 오는 2월 19일로 개봉이 확정된 상태다. 엄태웅, 박용우, 그리고 김한민 감독의 앙상블이 어떻게 스크린에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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