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이시맨’ 언론시사회에 등장...이민기와의 친분과시
밍키와 치짱이 엮어나가는 ‘불완전한 멜로영화’

이민기는 '밍키', 이케와키 치즈루는 '치짱'이었다.

2주간의 짧은 촬영이었지만 두 사람은 정이 흠뻑 들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한국인과 일본인, 그들 사이에 놓인 언어의 장벽은 높았으나 오히려 그로 인해 서로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두 배우는 입을 모은다. 치즈루 상은 이민기에 대해 "눈빛으로 진심을 말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이케와키 치즈루와 이민기가 저예산 독립영화인 영화 ‘오이시맨’으로 만났다. 이케와키 치즈루(29)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의 여배우. ‘오이시맨’ 영화의 홍보를 위해 지난 9일 내한했다. 해외일정에 한국을 빼놓지 않을 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이케와키는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 얼굴이지만, 사실 배우라고 하기엔 너무 평범해 보이는 외모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누구든 천연덕스럽다 못해 뻔뻔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의 연기에 빠져들지 않고는 못 배길 듯하다.

영화 ‘오이시맨’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일본 훗카이도의 한 시골 마을인 몬베츠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가씨 ‘메구미’. 난청으로 가수생활이 불투명해진, 세상의 소리와 단절하기 위해 훗카이도로 떠난 현석(이민기 분)이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이다. 이민기와 이케와키 치즈루는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음식과 음악을 매개로 서로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두 인물을 통해, ‘불완전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사랑의 의미’에 대해 환기시킨다.

2월 10일 저물어가는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이민기, 이케와키 치즈루를 비롯해 주조연급으로 우정출연한 배우 정유미, 그리고 한국영화의 기대주 김정중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영화 ‘오이시맨’의 시사회가 열렸다. 독립영화치고는 생각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 제작사 관계자들도 배우들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케와키 치즈루는 “이렇게 큰 극장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신 가운데 시사회를 할 줄은 몰랐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이민기는 당황스러웠는지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중 감독은 중국 5세대 감독들의 영화에 매료돼 북경영화학교를 수료하고 미국으로 이주, 아시아 영화의 미학적 연구를 계속해온 감독이었다. 2007년 첫 장편 극영화인 ‘허스’를 연출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작품이 바로 ‘오이시맨’. 감독은 이번 작품이 ‘허스’에 이어 두 번째 ‘인터내셔널 프로젝트’라고 말한다. ‘허스’는 한국과 미국, ‘오이시맨’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를 아우르는 작업이었다는 것. 아시아 영화의 미학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온 그답게 ‘오이시맨’ 역시 일본 훗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유빙과 설경이 눈길을 끄는 영화였다.

감독은 “이민기는 작품에 몰입하는 속도가 빠른 배우, 이케와키는 지켜야할 선과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배우, 정유미는 자기관리가 뛰어난 배우”라고 칭하며 무엇보다 세 배우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제목인 ‘오이시맨’은 감독과 절친한 가수 ‘김C’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이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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