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7 열린 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 프레스 리허설 현장. [사진=JTN]

50대 중년이 돼서야 깨달은 진실한 사랑...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
‘늙은 부부 이야기’ 그 두 번째 이야기, 3/18부터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오랜 친구로 40년을 살아온 김장돌(손성호 분)과 강나리(김혜민 분)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오랜 시간 서로의 기쁜일과 슬픈일을 함께 나눠온 인생의 동반자다. 중년에 접어들어 아내와 헤어지고 남편과 사별한 두 사람은 함께 운동도 하고 낚시도 다니며 소소한 일상들을 공유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늘 함께 있어 소중함을 모르는 공기처럼 서로를 인생의 한 부분으로 느끼며 살아온 두 사람. 하지만 어느덧 서로를 의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장돌은 나리에게 "아주 오랫동안 널 사랑해왔어"라며 사랑을 고백하는데...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염쟁이 유씨’,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주옥같은 작품들로 대학로 연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연출가 위성신 씨가 6년 만에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의 속편 ‘오랜 친구 이야기’를 내놓았다.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전편에 비하면 주인공들이 50대로 많이 젊어진 게 특징이다. 위성신 감독은 “요즘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보면 점점 소외되는 계층은 중년, 시니어 세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한다. 젊은 시절 30년 가까이 어렵게 공부해서는 20년짜리 직장에 들어가 힘들게 일하다가 명퇴 등으로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하는 세대가 바로 5~60대 중년이라는 것이다. “중년은 직장에서 집에서 사회에서 점차 소외되어 가는 세대다. 이제는 중년들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그는 말했다.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겁지만, 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는 중년의 로맨스를 결코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그려나간다. 위성신 감독은 “가벼운 중년의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여러모로 어려운 시대인데 심각한 작품보다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빠른 템포와 다양한 공간을 통해 관객들이 재밌게 보고 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대한민국 50대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연기자들이 맛깔스럽게 사투리를 구사하는 건 이 연극의 백미. 손성호, 김혜민, 손석배, 신미영 4명의 출연자 중 손석배를 제외한 모두가 실제 경상도와 부산 출신들이어서 매우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볼 수 있다. 나리(김혜민 분)의 딸과 사위로 출연하는 신미영과 손석배는 본인의 배역 외에도 그 외 모든 역을 소화 멀티맨이자 웃음을 유발하는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요즘 연극의 트렌드 중 하나의 ‘관객참여’ 또한 무척이나 흥미롭다. 극중 상가집 신이 나오는데, 출연자들은 관객 중 한 사람을 데리고 무대에 올라가 함께 고스톱을 친다. 출연자와 관객이 실제 고스톱을 치면서 극을 이어나가며, 패에 따라 터져 나오는 애드리브는 극장 전체를 웃음바다로 몰아넣는다.

캐릭터 중심의 연극이다 보니 손성호, 김혜민 두 주인공의 연기 내공 또한 눈길을 끈다. 실제 46세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이나 많은 극중 인물을 연기하느라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김혜민은 캐릭터 분석에 대해 “요즘 5~60세가 넘어도 젊게 사랑을 하고 표현하는 분들이 많다. 나이가 많다는 설정보다는 인물의 생각을 좀 더 젊게 표현해보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50대에도 충분히 젊은이들처럼 풋풋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연극 ‘오랜 친구 이야기’는 3월 18일부터 5월 17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이다 2관’에서 공연된다.

오랜 준비 끝에 올려 진 작품인 만큼 전작 ‘늙은 부부 이야기’와 같은 화제를 몰고 오게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송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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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과 함께 한 고스톱 타임! [사진=JTN]


▲ 힘든 일이 있을 땐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는 장돌과 나리. [사진=JTN]


▲ 40년의 우정...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될까? [사진=J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