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앨범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개최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어쿠스틱 인디밴드 십센치(10cm)가 2년 만에 정규앨범 3집 '3.0'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해피 씨어터에서는 십센치(권정열, 윤철종)의 앨범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사카린 냄새가 물씬 나는 달달한 러브송 '쓰담쓰담'의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쇼케이스는 ‘3집에 대한 부담감’, ‘담배왕 스모킹’, '스토커' 등 이번 앨범 총 10개의 트랙 중 1번부터 3번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십센치의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십센치는 정규앨범 발표를 예고한 이후, 독특한 제목의 트랙리스트와 세련되고 감각적인 티저 이미지 등을 공개했으며, 지난 13일 '쓰담쓰담'을 선 공개 하자마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앨범 첫 번째 트랙 '3집에 대한 부담감'은 "십센치가 그동안 다 드러내지 않았던 솔직한 음악에 대한 진심과 성공에 대한 욕망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노래'라며 '한국 가요 역사에 있어 혁신적인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십센치 초기에 만들어 두었던 곡 '담배왕 스모킹'은 "이번 앨범에 적격인 것 같아 편곡을 다시 해서 담았다"며 "십센치 맴버들이 록 음악에 대해 풀지 못한 한을 어쿠스틱 악기로만 제대로 풀어본 곡"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철종이 메탈 록 보컬의 모든 기술과 그울링, 초고음의 샤우팅 등을 구사해 보컬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강조하며, "최근 담배값 인상 소식을 듣고 앨범에 수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속사 김형수 대표는 "발매를 앞두고 대표로서 많이 떨리고 저희 소속사에서 처음 나오는 음반이다 보니까 더 많이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히고, 기자 간담회를 직접 진행했다.

선 공개곡 ‘쓰담쓰담’을 비롯해 타이틀곡 ‘그리워라’가 수록된 3집은 십센치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에 집중해 만들었다. 특히 드럼 사운드를 아예 빼고, 어쿠스틱 악기만으로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타이틀곡 ‘그리워라’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사에 담아냈다. 십센치는 ‘그리워라’에 대해 “이 노래는 특정 타겟을 정하지 않고 만들었다. 누구나 지난 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가사가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3집 앨범의 변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윤철종은 3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소속사가 생기면서 약간의 케어가 들어가고 스스로도 나이가 들어서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있다"며 외모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한 "십센치의 전작들은 뭔가 우리가 가지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욕심이 많았는데 이번 앨범에는 그런 게 없다"며 음악하는 자세가 변했다고 덧붙였다. “어느 날 돌이켜보니 한국 음악계는 어쿠스틱 없고 우리가 짱(최고)이라는 건데 우리스럽게 담아서 음악하는 자세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마지막은 사운드의 변화다. "드럼이 아예 없다. 이번에는 정말 라이브한 사운드 그 안에서 통기타 어쿠스틱한 악기를 가지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권정열은 이번에 싱글 '쓰담쓰담'을 발표하면서 전쟁터 같은 현실에서 걱정이 앞섰다고 고백했다. "우리는 차트를 주식처럼 본다. 지금 외국계랑 한국 대기업들 사이에 우리는 슈퍼 개미같은 느낌인데 여기서 과연 우리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있었다"며 "그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9금 가사에 대해서는 "매번 앨범을 만들기 위해 곡을 모을 때 즈음에는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송사 심의가 생각보다 많이 붙었다. 마음이 아프다. 의도한 거는 어쩔 수 없지만 생각지 못한 곡까지 걸렸다. 쓰담쓰담이 방송불가인 곳도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쓰담쓰담'에 대해 "가사를 쓸 때 대중들이 좋아하는 가사가 무엇인지를 잘 몰라서 마음대로 쓸 때가 있는데 어른스러운 얘기가 많은 이유는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95%가 그 생각 밖에 없다. 만들다 보니까 현실화 되는 과정에서 곡이 안 좋아서 빠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19금 앨범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는 뭘 어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가사가 당연히 나오는 거다. 딱히 그런 부분이 어필되는 것도 아니더라. 단지 어떤 한 부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3집에 대한 부담감'에도 나오듯이 "생각보다 건전하고, 정말 솔직히 얘기하면 경험적인 소스가 떨어졌다. 쓰담쓰담은 야한 가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힐링하고 위로하는 노래다. 이번 앨범에 약간 야한 코드가 있는 건 드림스컴투르 딱 하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십센치에게 완전한 변화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번 앨범도 정형화된 리듬 안에서 조금은 식상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이해를 해주건 십센치를 어떻게 바라봐 줄 것이냐 까지는 계산을 못해도 중요한 건 2집은 하고 싶은대로 해서 너무 좋아하는 앨범인데  약간 재미가 없다는 느낌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 때는 잘해 볼려고 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걸 다 내려놨다.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고 아무도 못 따라하는 음악을 해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십센치에게 딱 맞는 음악으로 이번 앨범에서는 즐겼다. 자부심이 어느 앨범보다 크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이틀 ‘그리워라’의 경우도 잔잔한 발라드는 보통 리듬이 굉장이 편안하게 가는데 우리의 리듬을 자세히 들어보면 설레이는 느낌의 발라드인데 신나는 느낌이 난다. 이중성이 있다고 본다. 옛날 연인에게 애틋한 감정을 떠올리며 생각해보니까 행복하고 설레는 일이더라“며 ‘그리워라’의 ‘라’와 신날 때 부르는 ‘랄라라’가 합쳐져 처음 듣는 곡인데도 대학교 공연을 갈 때마다 떼창을 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 앨범에서 두 맴버가 가장 아끼고 집착하는 곡을 묻자, 권정열은 '스토커'를 윤철종은 '짝사랑'을 꼽았다.

'스토커'는 스토킹과는 전혀 상관없이 짝사랑하는 사람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권정열이 "별 볼일 없는 시절에 별 볼일 없는 이유로 차여본 적이 있다."며 "고통스러운 짝사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 제일 마음에 와닿는 곡"이라고 밝힌데 반해, 윤철종은 "스토커 보다는 비교적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짝사랑은 아픔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아련하고 회상하는 그런 따뜻한 감성이 있었으면 좋겠고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통키타만으로 반주가 이뤄져서 더 애착이 간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 같은 음악이 없다. 어쿠스틱 기타를 잡은 분들의 음악은 아름답고 세련됐는데 유독 십센치만 결핍되어 있고 갈구하고 갈망하고 부족한 것들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강한 포지션, 십센치 하면 생각나는 그런 포지션을 찾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 동네가(인디씬)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십센치가 홍대의 견인차는 아니지만 십센치 앨범이 잘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 홍대에도 좋은 음악이 너무 많은데 사람들이 몰라서 앨범들을 안 듣는 거 같다. 앨범의 콘셉트를 정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자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걱정 없이 계속 음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돈 걱정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의 타겟층을 묻자 권정열은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20~30대 직장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십센치 첫 앨범을 낼 때부터 내 신조다"라며 "무대에서도 남자 관객이 눈에 보이면 서슴없이 하대하며 심지어 재미 없으면 나가라고 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다만,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그리워라'는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에, 윤철종은 "요즘 무슨 이유인 지는 모르겠지만 남자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로 기타 유저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십센치는 ‘쓰담쓰담’의 선 공개에 이어 쇼케이스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자정 드디어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3집 '3.0'의 타이틀 곡 '그리워라'를 비롯한 전곡을 공개했다.

‘그리워라’는 ‘그게 아니고’, ‘Fine thank you and you?’ 의 뒤를 잇는 십센치표 발라드 넘버로, 지나간 사랑을 덤덤히 소회하는 애잔하면서도 진솔한 노랫말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측은 "십센치는 이번 3집을 통해 가장 십센치 다운, 십센치만이 할 수 있는 감성을 담아내며 '허세'를 빼고 '담백'을 더해 십센치스러운 앨범으로 완성했다.

또한 요즘 가요계의 트렌드가 돼버린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전무한 십센치만의 목소리와 감성으로 가득 채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십센치는 발매와 동시에 각종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4일 부터 부산과 서울에서 3집 발매기념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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