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강림'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반전은 약해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수입 소니 픽쳐스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100min/15세관람가/12월9일/미국**

[JTN뉴스] 아무래도 영화 '투어리스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 그야말로 '꿈의 캐스팅'이지만 미국 현지 언론과 평단은 냉담하기만 하고, 개봉 당일 언론시사회를 진행한 국내 반응 역시 싸늘하다.

그럼에도 개봉 첫날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 거는 국내팬들의 기대치는 그만큼 높았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편으로, 대부분의 영화들이 개봉 2주 전부터 시사회를 여는 것과는 달리 '투어리스트'의 언론시사회는 개봉일 오전에 열린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 내의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해 국내에서도 악평이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꽁꽁 숨겨뒀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

결국 개봉일이 돼서야 뚜껑을 열어본 영화는 '은근 재미있지만, 뭔가 아쉬우면서도 위험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일단 '은근한 재미'라는 것은 두 배우의 매력, 그리고 이탈리아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멋진 풍광에서 비롯된다.

졸리에게서 '툼레이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솔트' 등에서 보여줬던 액션 여전사의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그것은 오산. '여신이 강림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리는 아름다운 드레스와 보석, 그리고 눈부신 메이크업으로 한껏 치장하고 나와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녀가 연기한 '엘리제'는 첩보요원이지만 '사랑에 눈이 먼 치명적 매력의 팜므 파탈'이다. 때문에 졸리는 전작들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보는 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매력을 발산한다.

졸리의 비해 뎁의 외모는 평범하기만 하다. 그가 맡은 역할은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이탈리아로 여행 온 평범한 수학교사 '프랭크'. 기차 안에서 만난 '엘리제' 때문에 알 수 없는 무리들로부터 추격을 받는 인물이다. 결코 뎁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아이템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에서 보여줬던 개성있는 복장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빠져드는 말투와 표정, 그리고 졸리의 고개를 낚아 채며 격정적으로 퍼붓는 키스신 등은 여전히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뭔가 아쉽고 위험한' 문제는 스토리에서 지적되고 있다. 극 후반 반전이 '짜잔'하고 등장하긴 하지만 미리 예측이 가능하고, 설령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이 스포일러가 된다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스토리로 변할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졸리와 뎁, 그리고 '타인의 삶'을 연출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이 이 위험한 영화의 시나리오에 오케이했다는 것에 의문이 들기도.

가벼운 할리우드 액션 오락영화를 보고 싶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듯하다. 단, 결말은 모른 채 극장에 가자.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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