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의 원톱 연기 '주목'...한국형 휴먼 코미디 지향

**감독 조진모/제작 (주)메이스엔터테인먼트/124min/15세관람가/4월14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지난해 '부당거래'의 흥행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한 배우 류승범.

천연덕스럽고 맛깔나는, 그러면서도 한 켠으로는 서늘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그의 연기는 '부당거래'의 만족스러운 만듦새와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뇌리에 박혔다.

그가 이번에는 단독 주연으로 활약한 '수상한 고객들'을 선보인다. 보험을 소재로 한 코믹 휴머니즘 영화(?)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이 영화는 오직 류승범을 위해 만들어진 듯 그의 '원맨쇼'로 채워져 있다.

오직 성공을 위해 달려온 보험왕 '배병우'(류승범 분)는 다른 회사와의 연봉 10억 계약을 앞두고, 어쩌면 그의 화려한 경력들을 한 순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지 모를 '수상한 고객들'을 찾아나선다.

우울한 기러기 아빠 '오부장'(박철민 분), 애 넷 딸린 과부 '복순'(정선경 분), 입만 열면 욕이 나오는 뚜렛증후군 환자 '영탁'(임주환 분), 세상에 가진 것이라고는 동생 하나뿐인 '소연'(윤하 분) 등은 모두 자살 시도 경력이 있는 '주의요망' 의뢰인들이다. 병우는 자신의 화려한 이력에 오점을 남길 지 모를 이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보험을 해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설득의 과정에서 복순을 대신해 새벽에 쓰레기 수거차량에 몸을 싣는가 하면, 영탁을 찾아 노숙자 생활도 마다하지 않는다. 카페에서 노래 아르바이트하는 소연이 손님들에게 희롱 당하는 것을 막아주고 술친구도 돼준다.


애인(서지혜 분)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인정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려운 냉혈 보험 설계사가 수상한 고객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감독은 배병우라는 주인공을 통해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에는 퍽퍽한 시련도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 그리고 희망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선인지 악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류승범의 연기는 이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추운날 한없이 비를 맞으며 연기투혼을 발휘하는 그를 보며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영화를 보다 보면 다양한 표정과 팔색조 매력으로 사랑 받아온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 지.

하지만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에도 '코미디'에만 초점을 맞춘 홍보전략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크나 큰 재미를 바라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웃음의 코드가 약하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

'수상한 고객들'은 한국형 휴먼 코미디로서 '류승범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작품이란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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