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관람석의 자리 배치는 언제나 힘과 명성을 반영했다. 일례로 이번 시즌 제이슨 우의 패션쇼에선 보그의 편집장 애나 윈투어가 맨 앞줄 중앙에 앉았다. 모피와 보석으로 치장한 그녀 옆에는 ‘셉템버 이슈’(The September Issue: 윈투어를 밀착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스타가 된 보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이스 코딩턴이 앉았다.

하지만 패션쇼의 최신 경향은 이런 서열을 무너뜨렸다. 패션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고속 인터넷에 연결된 랩톱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라도 관람석 맨 앞줄에 앉은듯한 특권을 누리게 됐다. 이번 시즌 엠포리오 아르마니와 돌체&가바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0 가을·겨울 컬렉션 쇼의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르마니는 검은색 벨벳 의상을 입고 무대 위를 걷는 모델들의 동영상을 자사의 새 웹사이트에 올렸다. 한편 엄격하면서도 섹시한 새 디자인을 선보인 돌체&가바나의 패션쇼는 아이폰을 통해서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됐다. 버버리는 한발 앞서 라이브 웹캐스트뿐 아니라 일부 기자들에게 3D 영상으로 쇼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했다.

도쿄와 두바이, 로스앤젤레스와 파리의 행사장에 모인 기자들은 3D용 안경을 끼고 샴페인과 카나페를 즐기면서 패션쇼 영상을 관람했다. 뉴욕에서는 알렉산더 왕과 로다테가 패션 사진가 닉 나이트의 온라인 패션 방송사 SHOW 스튜디오와 손잡고 패션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새로운 경향은 통상적으로 라이브 패션쇼에 참석하는 수백 명보다 훨씬 더 많은 관람객을 패션쇼로 끌어들인다. 디자이너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컬렉션을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패션쇼의 무대를 훨씬 더 넓혔다.

그들은 ‘프로젝트 런웨이(Project Runway)’와 ‘도전! 수퍼모델(America’s Top Model)’ 등 패션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문화에서 고급 패션의 위치를 재정립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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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