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2005년을 기준으로 아프리카에서는 10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고 비타민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한 명꼴이다. 세계 인구의 7분의 1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인 것이다.

북한의 기아문제도 매우 절망적이다. 곡물의 수확량은 늘어가고 있다지만 취약한 토지소유 구조와 비료 농기구의 부족으로 곡물 생산량이 최저생계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량 과잉 생산 덤핑 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2006년 유럽연합국가들은 자국 농민들에게 생산 및 수출 보조금으로 3.490억 달러를 지출하고 육류와 우유, 감자 등을 과잉 생산했다. 그렇게 과잉 생산된 상품들은 아주 값싼 가격으로 남반구에 수출이 되었고 이런 덤핑 정책의 결과는 아프리카인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생산되는 채소와 과일을 아프리카인들이 생산하는 농산물보다 3분의 1가량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아프리카 주부들은 자국민의 농산물을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농민들은 매우 부지런하고 유능해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농법으로 일을 열심히 하지만 평생을 배고픔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동유럽 나라들과 옛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한 나라들도 역시 기아문제가 심각하다.
생계활동을 못하는 노인들과 가장 없이 여자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집단농장과 거센 자유화 바람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은 잔인한 자본주의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평균수명이 스웨덴 사람들보다 17년, 미국인들보다 13년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계적으로 금, 우라늄, 석유,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군사력 또한 세계 2위인 러시아인들이 건강한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곡물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브라질 역시 살인적인 금융과두제가 모든 물품들을 독점하고 있어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힘없이 당하고 있다.

문제는 사회구조에 있다. 풍부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수단이 없어 식량을 확보할 수 없으며 불공평한 분배로 인해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생산되는 식량의 양으로 세계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인구를 먹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 기아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은 이미 부유한 나라의 소가 먹고 있다는 것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영양 과잉으로 사망을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영양실조로 사망을 하고 있는 현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적인 예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소에게 소비되는 옥수수의 양이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면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의 연간 필요량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서구의 부자 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을 자연도태설이라는 신화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인류의 6분의 1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건 안타까운 일이나 이런 불행 뒤에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인구로 산소부족과 인간의 소비활동으로 인해 공해를 겪는 지구의 생명을 주기적으로 자연 스스로가 과잉의 생물을 제거한다는 의미이다.

18세기 말 영국국교회 성직자였던 토머스 맬서스라는 사람이 1798년 인구법칙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세계 인구는 25년 마다 두 배가 되지만 식량의 증가는 산술서열을 따르므로 가난한 가정은 자발적으로 산아 제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이들에게 사회보조나 지원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병과 배고픔은 가슴 아픈 일이긴 해도 인구를 줄여주는 자연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 논문은 발표되자마자 유럽의 지배층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상업화 초기의 국민경제학자들과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물론 지금도 그 주장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선 인간적인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해서 맬서스와 같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인류의 6분의 1을 파멸로 몰아넣는 일에 뒷짐 지고 구경하는 샘이 된다. “잘못된 것 안에 올바른 삶은 없다.”라고 했던 독일의 철학자 아도르노의 말처럼 고통으로 가득 찬 세계에 행복한 영토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여 수많은 금액의 지원금이 모아져도 그 중심에서 힘을 발휘하는 이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사랑의 손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만이 배고픔에서 해방될 수 있다. 종교문제로 인한 끊임없는 전쟁. 가진 자들의 인식, 시들어가는 지구,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라져가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떠올리며 인간애를 발휘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참고도서=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박준희 가수 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가수 박준희는...

1990년대초 '눈 감아봐도'로 데뷔, 그룹 콜라 활동. 최근 하이틴 뮤지컬 '아이돌' 음악감독으로 참여했으며,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또라이들'이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