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펭귄 출판사는 2005년 중국 작가 장룽(姜戎)이 쓴 ‘늑대 토템(Wolf Totem: 浪圖騰)’의 영어 번역 판권 취득에 10만 달러를 지불했다. 중국의 해외 출판 계약 사상 최고액이다. 이 작품은 문화혁명 당시 네이멍구(內蒙古)에 양치기로 파견된 어느 베이징 청년의 체험을 다룬 소설로 2007년 제1회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중국에서 200만 부가 넘게 팔렸다(공식적인 판매 부수라 해적판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중국의 만년 베스트셀러인 마오쩌둥의 ‘붉은 책(毛主席語錄)’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늑대 토템’은 세계적으로도 수십만 부가 팔려 번역된 중국 소설 중 실적이 가장 좋다.

하지만 펭귄 출판사에 따르면 1000만 부 이상이 팔린 칼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 같은 국제적 베스트셀러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중국은 갈수록 소프트파워(soft power: 정보과학·문화예술 등의 영향력)를 과시한다. 과감한 현대미술 작품과 공중을 나는 검객들이 등장하는 대작 영화들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문학 부문에선 여태껏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08년 중국에서 출판된 출판물은 27만5000종, 약 69억 권에 이르며 75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그중에 번역되는 출판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하면서 이런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에 착수했다.

이 도서전에서 60개 이상의 중국 출판사가 부스를 열었고, 도서전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100종의 책이 영어와 독일어로 번역됐다. 또 외국 출판업체들이 1300종에 이르는 중국 책의 판권을 사들였다고 알려졌다. 펭귄 중국 지사의 조 러스비 사장은 “모두가 중국판 ‘연을 쫓는 아이’를 발굴해 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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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