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逸脫)은 특정한 조직 운영의 틀이나 사회적 규범 체계 등에서 벗어나는 일을 의미한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는 마음의 상태가 일탈심리다.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일탈심리가 행동으로 구체화되면 일탈행위가 된다. 자기제어 능력이 부족한 사춘기나 청소년기에 가장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어적으로는 일탈보다 탈선이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된다.

문명사회라면 청소년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보통 계몽·선도 위주의 관용을 베푼다. 정신적 미성숙 상태의 청소년들이 빚은 행위가 법과 사회 규범의 테두리를 다소 벗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용에도 불구하고 특정 일탈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뤄지고, 그 폐해가 일반인의 상식적인 인내 범위를 넘는다면 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다.

요즘 한국사회에 나타나는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는 세계 여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각양각색이지만, 경찰이 가장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폭주족 문제다.

국경일 등에 심야 도심에서 무리를 지어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면서 과속과 중앙선 침범 등 난폭·곡예운전 등을 일삼는 10, 20대 부류를 통상 폭주족으로 지칭한다. 단속하는 경찰 차량조차 농락하기 일쑤여서, 그들이 일반 운전자나 행인들에게 주는 불편과 공포감이 어떠할지는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폭주족 근절방안에 대해 고심하던 경찰이 한때 묘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적이 있었다. 사전 신고를 하면 특정 장소와 시간대에 한해 제한적으로 오토바이 폭주를 허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을 꿰뚫지 못한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폭주족들이 즐기는 것은 ‘이유없는 반항’이다. 법과 공권력을 조롱하는 일탈행위에 쾌감을 느끼는 그들에게 법과 공권력이 보장하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개인의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이 ‘법으로부터의 이탈’이 된다면 그것은 범죄다. 폭주족 일탈행위는 반사회적 범죄 수준에 이미 도달한 듯 싶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법과 공권력이 엄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엄한 모습을 폭주족의 일탈심리 한가운데에 강하게 심어주는 것도 그들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는 한 방편이 되지 않을까.

박피터슨 JTN뉴스 객원기자 peterson@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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