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들이 지금의 일부 정치인들을 보면 지하에서 대성통곡을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 아무런 실익이 없어 보이는 세종시 이전문제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순수한 국민들로 하여금 안보불안증을 배가시키는 이들이야 말로 매국노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정작 이 문제로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고 대통령이 되었던 한 사람은 지하에서 아무 말이 없다.

정치적인 이득을 목전에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보면, 도무지 합리성과 대의정치를 실현하는 공복으로서의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들은 국민들의 대의와 공익을 희생시키면서 기생충처럼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있다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표를 의식해서 국민들에게 몹쓸 짓을 했으면, 잘못된 논리를 동원해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방법으로 이득을 보았으면, 이제는 자숙해야 한다. 다시 국민들의 순수한 눈높이로 내려와 반성하고 후세들에게 더 이상 짐을 지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들의 눈에는 대한민국 전체가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가벼운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양이다. 참으로 몹쓸 사람들이다. 

필자도 한때 현실정치에 몸을 담으면서 정치권의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논리’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해악이 되는지 일찍이 모두 체험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산적한 국가의 현안들을 멀리하고 자신들만이 옳다는 주장으로 그릇된 선전선동을 하면서 선거를 목전에 둔 파렴치한 사색당쟁을 일삼고 있는 추태를 본 적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시절 과거정부의 대선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으로 표를 의식한 잘못을 국민에게 사죄하고 국가의 엄청난 세원을 낭비하는 이 프로젝트가 나눠먹기 정치의 표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사죄를 한 적이 있다. 국익을 위한 신념으로, 국가의 원수로서, 국가의 입장에서 다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야권과 일부 여권세력의 반응 및 대응논리는 국민들을 참으로 어리석은 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을 피할 수가 없다. 

경제효율성의 논리로 국가의 이득을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현 정부의 주장이 지역주의와 파당주의에 물들은 저속한 정치인들의 이전투구로 색이 바라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국민을 우롱하겠다는 작태를 하루 빨리 버리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정치권이라면, 이조시대의 파당경쟁으로 나라를 일제의 손아귀에 갖다 바친 못난 조상들의 나쁜 구습을 이어받는 이들에게 우리 국민들은 더 가혹한 평가를 내려야 마땅하다. 이조시대 내내 예송논쟁 등으로 서민들의 가슴을 울리더니 바로 세종시 문제야 말로 부패정치, 파당정치의 부정성을 확대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이러한 엄청난 국가적 해악을 조장하는 일부 추한 정치인들의 작태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현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언론들 또한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급하고 오도된 이념노선과 상업성에 물들어서 역사성과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대다수의 언론들은 감수성만 자극하는 저급한 멜로드라마로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 저급한 수준의 오락프로로 청소년들의 기강을 무너트리면서 대한민국이 지금 심각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시기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지 못하다. 그야말로 3류 정치인의 자질을 걸러내고 비판해야 하는 언론의 기능이 2류 수준의 인적폐쇄성을 우려먹고 사는 정치후진국의 불명예를 부추기는 역할에서 나오고 있질 못한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의 커다란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더 치열한 애국정신으로 무장하고 공명심으로 다시 자신들을 먼저 개혁하여야 한다. 자신들의 울타리만 지키는 소인배적인 이전투구를 버리고 이제는 더 큰 정치, 더 다양하고 폭이 넓은 국민들의 여론을 담아내는 진정한 국민의 언론으로 거듭나야 선진부국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기인가. 

산업화.근대화 이후 한반도의 정정이 요즘처럼 이렇게 불안하고 한반도의 미래가 요즘처럼 이렇게 불완전한 시대가 있었던가? 쇠퇴해가는 한미동맹의 틈바구니를 중국과 북한이 끼어들면서 우리의 안보이익이 어디로 갈지 참으로 암담한 현실을 우리국민들이 제대로 보고 있질 못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이렇게 소모적인 세종시 논쟁으로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을 부추기고 불안정한 한반도의 현실에 피동적으로 눈감게 하여 국민들의 건설적이고 대안적인 식견형성에 족쇄를 채우는 잘못된 정치언론문화를 이렇게 계속 양산해 가야 하는가. 

이제는 정말로 이 사회에서 더 많은 기득권과 특권을 누리는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들부터 한 발짝 물러나 더 성찰하면서 대한민국 과거 역사의 아픔과 미래의 희망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 다수의 국민들을 더 슬기롭고 지혜롭게 설득하는 생산적인 정치언론문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이런 모습으로 가면 안 된다. 지금은 우리 대한민국이 세종시문제로 파당경쟁을 하면서 국론을 좀 먹을 시기가 아닌 것이다.

박태우 푸른정치연구소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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