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십센치다운’ 앨범으로 컴백...12월 ‘J TALK 콘서트’ 19금 감성 어쿠스틱 음악 기대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십센치(10cm)가 돌아왔다. 정규앨범으로는 2012년에 발표한 2집 이후 딱 2년 만이다.

지난 13일 0시 십센치 특유의 색깔이 물씬 풍기는 달달한 러브송 싱글 '쓰담쓰담'을 먼저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십센치는 11월 19일 0시, 마침내 세 번째 앨범 [3.0]을 발매했다.

오는 12월 13일 JTN미디어(주)(대표이사 정연우) 주최로 열리는 ‘J TALK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이후, 새 앨범 발매와 동시에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십센치의 권정열과 윤철종, 매력적인 두 남자를 JTN 뉴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다음은 십센치와 나눈 일문일답

▲ 3집 앨범 발매를 앞둔 소감과 함께 앨범에 대한 소개.

(정열) 항상 돈 들여서 남들 하는 것처럼 스튜디오 녹음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뭔가 우리랑 스타일이 안 맞는 것 같아서 이번엔 아예 차렸다. 우리들만 할 수 있는 녹음 스튜디오 작업실을 만들어서 거기서 했다. 사실 설렁설렁하게 쉬엄쉬엄 녹음을 하려고 한 건데 이게 더 힘이 들더라. 나름 너무 고생했고 열심히 하다보니까 기분은 너무 후련하다.

앨범을 만들 때 이것 저것 많이 해봤는데 어느 날 다른 음악들을 듣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 십센치 같은 어쿠스틱 음악은 되게 많아졌으니까 어쩌면 식상해진 콘텐츠일 수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우리 같은 음악은 없더라. 어쿠스틱인데 너무 편안하거나 너무 감상적이기 보다는 재치도 있고, 섹시한 면도 있고, 재미도 있고, 더 더(강조) 찌질한 감성이 있는 음악은 결국에는 없더라. 우리가 나온 지도 꽤 됐는데 말이다.

항상 앨범을 만들 때마다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나아지려는 욕심을 부렸었는데 이번 앨범에는 그런 거 다 빼고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들만 최대한 담아보자고 해서 제목들도 독특한 것들이 많다.

▲ 13일 선 공개된 싱글 '쓰담쓰담'도 역시 십센치 특유의 색깔이 물씬 풍기는 달달한 러브송이라 그런지 반응이 상당히 좋다. 가사는 달달한데 뮤비는 19금이다. 어떤 의도가 담겨 있나.

(철종) “이거 어떻게 풀꺼야~”(웃음)

(정열) 우리도 어른이라서 어른들이 만든 노래다 보니 어른들의 감성이 없을 순 없고, 더 많이 아웃되어서(지나치게) 해석하신 분들이 많더라. 오늘도 지인한테 이상한 얘기를 들었는데...(웃음) 귀여운데 섹시한 면도 있고 뭐 그런 다양한 감성이 있는 곡이고, 차트에서 옛날처럼 완전히 킬링하고 그런 건 아닌데, 지금 상황이 너무 전쟁터라 워낙 거대한 컴백 아티스트들도 많고 해서 선방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뿌듯하다.

▲ ‘3집에 대한 부담감’ 제목만 봐도 고민과 부담감이 상당히 컸으리라 짐작된다. 실제 어느 정도 였고 어떻게 극복했나.

(철종) 앨범 작업이 곡 쓰는 시점부터 하면 거의 1년, 녹음 들어간 건 3월부터였으니까 18개월은 했다. 여러 가지 실험도 아주 많이 하고 녹음 방식도 그렇고 우리 스튜디오를 차렸으니까. 근데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글쎄... 가사 그대로 야한 것도 더 이상 안 나온다. 아메리카노가 사실 십센치의 대표적인 곡인데...

(정열) “안나와~ 안나와요~ 안나와~”

(철종) 정말 안 나와서 정말 그냥 솔직한 정말 솔직한 고민이 담긴 노래랄까? 돈은 좀 벌고 싶고... 근데 왠지 그 노래도 약간 보너스 같은 개념으로 만들었는데 만들다보니까 주위에서 반응이 좋더라.

(정열) 그 노래는 주제가 사실 맨 마지막에 나온다. 지금 공개된 부분이랑 또 다르다.

▲ ‘십센치의 음악’하면 보통 ‘질펀한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를 떠올린다. 곡의 영감은 어디서 어떻게 얻는가.

(정열) 지나가는 여자들 보면서 많이...(웃음) 그건 안 바뀌더라.

(철종) 나도 많이 관찰을 한다. 십센치 음악이 좀 독특하게 나오는 이유가 같은 노래를 놓고 서로 생각하는 게 다르다. 이 노래는 이렇게 만들어야겠다~ 얘(정열) 생각이 다르고 내 생각이 다르고...  그거를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잘 조합해서 만들다 보니까 이게 애매모호한 색채감의 노래들이 나온다. 그게 메리트(장점)다.

▲ 전곡 작사/작곡이 ‘십센치’다. 공동 작업에 있어 가사와 멜로디의 비중과 한사람이 온전히 한 곡을 써 볼 생각은 없는 지.

(철종) 각자 맡은 파트가 있다. 정열이는 아무래도 보컬이다 보니까 가사와 노래쪽에 많이 치중을 하겠고, 나는 연주 음악의 스타일... 약간 비중이 다르다.

(정열) 우리가 몇 명 되는 팀이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는데 두 명이다. 한 명이 어떤 곡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면 솔로니까...

▲ 3집과 음악에 대한 얘기만 나누다보니 갑자기 지난 6월 14일 ‘옥상달빛’ 멤버 김윤주씨와 결혼한 새신랑 권정열씨에게 신혼재미를 묻고 싶어졌다. 결혼한 지 5개월 밖에 안 된 신혼이다. 기분이 어떤가? 달라진 게 있다면.

(정열) 녹음 한 창할 때 결혼해서 아직도 모르겠다. 결혼 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철종) 옆에서 보기에는 나도 맨날 붙어있으니까 별로 못 느끼고 있는데 최근에 녹음 시작할 때랑 지금이랑 다른 게 생겼다. 살이 빠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 티저 이미지에 샤프하고 섹시하게 나왔나 보다.

(정열) “사진이라는 게... ”(흐뭇)

(철종) “신혼이 좋은 가봐요. 살 빠진 거 보니까”(웃음)

▲ 결혼과 동시에 ‘옥상달빛’과 같은 소속사로 합류했다. 새 소속사를 통해 십센치의 음악과 활동에 변화가 있다면.

(철종)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정열) “저희가 갑이라서...”(웃음)

(철종) 활동의 영향이 있긴 있는데 기존의 십센치가 해오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우리 나름대로 활동할 때 보다는 상당히 편해졌다.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철종) “답답하게 활동했거든요.”(웃음)

2009년 홍대 거리 버스킹으로부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던 십센치에게 홍보할 채널과 수단은 오로지 ‘음악’뿐이었다.

답답해 보였던 그들의 행보는 이미 작년 2월에 인디밴드로서는 최초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는 1만 석 규모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입성과 올 1월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LA 클럽 노키아에서 역시 인디밴드 최초로 해외 진출이라는 넓은 무대에 서면서 날개를 달았다.

▲ 버스킹과 소규모 공연이 어울릴 법한 인디 듀오로서 앞으로 대형 공연에 대한 포부와 계획은?

(정열) “음... 도쿄돔이나...(웃음)” 하고 싶어서 했던 거고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항상 꿈은 있다. 해보니까 좋긴 좋더라.

▲ 국내 유일의 문화 멤버십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JTN 라이브 콘서트’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만 오천명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콘서트다. 특정 가수의 팬들이 아닌 공연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떼창’으로 더욱 유명한데 3집에 떼창에 어울리는 곡들이 많다. 언젠가 우리 무대에서 함께 할 수 있겠는가.

(정렬) “그럼요~ 저희는 딱 체조스타일이에요.(하하)”

떼창하면 우리다. 3집이 잘 안돼서 떼창이 힘들면 1,2집으로라도 떼창을 보여주겠다.

▲ ‘JTN 라이브 콘서트’에 앞서 다음달 13일, 역시 JTN이 주최하는 ‘J TALK 콘서트’ 무대에서 먼저 만나게 됐다. 어떤 무대를 보여줄 계획인가.

(정열) 십센치의 무대는 어쿠스틱 감성인데 굉장히 사랑스런 분위기가 연출되고, 또한 남들이랑 다르게 굉장히 위험하고 아찔한 그런 섹시한 느낌이 나는 부분들이 꽤 있다. 다들 얼굴이 빨개지시지 않을까. ‘쓰담쓰담’이 나왔을 때 야하다고 받아들이실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대세가 약간 이 노래 더럽다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을까 싶다.

(철종) 그리고 락 밴드 못지 않은 강력한 사운드와 신나는 음악도 있으니까 다채롭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 2015년 임하는 각오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

(철종) 연말 콘서트가 있으니까 잘 준비해서 열심히 할 것이다. 내년은... 사실...

(정렬) “쉴래요~ 계획이 없어요. 사실은 쉬는 계획입니다.(웃음)”

사실 이번엔 녹음부터가 잘못됐다. 진짜 설렁설렁하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한 녹음 중에서 제일 힘들게 했거 제일 공을 많이 들였다. 그래서 쉬고 싶다.

멤버들에게 ‘대중들이 십센치 음악을 원해서 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서로를 쳐다보며 약속이나 한 듯 외친다.

(정렬/철종) “아~ 그러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죠.(웃음)”

▲ 십센치를 대한민국 인디 음악의 독보적인 밴드라고 한다. 이제 데뷔 5년차다. 십센치의 음악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렬) 이제 좀 뭔가 제대로 한 번 해본 것 같다. 앨범의 완성도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순수한 측면에서는 이번 앨범이 가장 잘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가장 순수한 십센치인 것 같다.

(철종) 무릎 정도 높이까지 왔다고 해야 할까?

▲“그렇다면, 십센치의 음악은 앞으로 기대할 것들이 훨씬 더 많다고 이해하면 되겠는가?”

(철종/정렬) “그렇죠.”(웃음)

▲ 마지막으로 국내 인디밴드에 대한 평가와 후배 인디밴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짜 인디밴드 시장이 좋지 않다. 인디 밴드 씬이 굉장히 활성화가 되고 대중들에게 뒤통수를 치는 노래들이 많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좀 잠잠해져서 주위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슬슬 압박을 받고 있더라. 우리는 어쩌면 익을대로 익어서 개인적으로는 멋진 새로운 아티스트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저희가 잘 되어야지 저희 회사 아티스트들이 잘 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총대를 멧대요.”

십센치는 앞으로 더욱 개성있는 인디뮤지션들과의 경쟁을 위해 3집에 대한 부담감을 자청했는 지도 모른다.

이번 새 앨범을 통해 특유의 발칙한 재기발랄함, 아티스트로서의 에너지와 감성을 십분 발휘하며, 십센치만이 할 수 있는 그야말로 가장 십센치다운 온전히 음악을 담아내는 데 포커스를 두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노’ 하면 떠오르는 대한민국 인디음악의 독보적인 아티스트, 어쿠스틱 음악도 이토록 야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 19금의 절대 지존 십센치가 이번에는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 지 기대해 본다.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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