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동시통역사 이윤진 씨와 화촉
SBS 드라마 ‘자이언트’로 연기 변신

[JTN뉴스 현화영 기자] 오는 22일 새신랑이 되는 배우 이범수(41). 그는 처음부터 스타는 아니었다. 배우를 꿈꾸며 대학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했고,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인정받아온 실력파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범수에게는 완벽주의자란 수식어가 늘 따라 붙었다.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와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을 기해왔기 때문.

개성 강한 외모로 충무로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을 당시만해도 그가 지금처럼 많은 여성팬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범수는 ‘코믹’으로 시작한 자신의 이미지에 변주를 가하며 멜로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더니 이제는 여타 미남배우들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한 가정을 꾸리고 새로운 드라마인 ‘자이언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세상을 향해 날갯짓중인 이범수. 키워드로 풀어본 그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

Keyword 1. 새신랑 이범수

이범수가 인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사람은 아나운서 출신 국제회의 통역사인 이윤진(27) 씨. ‘비의 영어 선생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무려 14세나 어린 신부지만 이범수는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 나를 많이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사실 이범수는 지난 2003년 5개월의 짧은 결혼생활을 경험한 돌싱남이다. 그만큼 이번 결혼에 신중을 기했을 게 자명했다. 지난 14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결코 유난스럽지 않고 유별나지 않게 결혼식을 치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전부터 아이가 많은 가정을 꿈꿔왔다”며 “3~4명 정도, 상황이 좋으면 5명까지도 생각중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 한석규나 박중훈 등 아이가 많은 가정을 보며 항상 부러웠다”는 그는 절친한 권상우가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조언했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그의 특별한 프러포즈도 화제가 됐다. 이윤진 씨와 심야영화를 본 후 관객들이 모두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 영화처럼 기쁜 일 슬픈 일 함께하면서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고. 두 사람은 22일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리며 서울 강남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Keyword 2. 스타의 스승

스타들에게도 스승은 있다. 지난 1990년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감독 김성홍)로 충무로에 입성한 이범수는 그로부터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단역들을 전전하며 스타들의 연기 선생님으로 활동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유명 연기 입시학원 강사였다. 그가 가르친 대표적인 연예인들로는 하정우와 김강우, 그리고 신화의 멤버 김동완 등이 있다. 이들은 스타가 된 지금도 이범수를 잊을 수 없는 연기 스승으로 꼽고 있다고.

17살 때 처음 연기자의 길을 생각했다는 그는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 연기에 욕심이 많아 대학시절에만 무려 38편의 연극에 출연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한 학생이었다고.

이범수는 현재까지도 소속사 신인들에게 매주 2시간씩 연기강의를 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젠가 대학 강단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Keyword 3. '버럭범수'

그저 연기 잘하는 감초배우였던 이범수를 스타가 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드라마였다. 그의 드라마 출연작은 ‘외과의사 봉달희’, ‘온에어’, 그리고 현재 출연중인 ‘자이언트’로 고작 3편에 불과하다.

출연한 작품수는 적지만 전작들 모두 많은 사랑을 받아 대중에게 ‘배우 이범수’를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외과의사 봉달희’는 이범수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듯. 이 드라마에서 이범수는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흉부외과 전문의 ‘안중근’으로 분해 냉철함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남성미를 표출해냈다.

당시 ‘버럭범수’라는 닉네임까지 생긴 그는 가히 전성기라해도 좋을 정도로 다수의 여성팬들을 확보,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같은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단순한 이미지 변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극중 캐릭터처럼 그 역시 실제로도 완벽에 가까운 자기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액션 장면 하나를 찍더라도 대역을 쓰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몸을 만들어 얼굴을 내밀고 연기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

한 인터뷰에서 그는 “심오한 도자기를 굽는 장인이나 가죽을 다루는 명인의 경지에서 진정한 연기자가 나온다”고 말했다.

Keyword 4. 작은 거인(자이언트)

이범수는 또 다른 변신중에 있다. 그동안 현대극에서 두각을 보여온 그가 이번에는 시대극의 주인공으로 진지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

그는 지난 10일 첫 방송된 SBS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를 촬영중이다. 70~80년대 서울 강남개발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그는 영특한 머리와 두둑한 배짱을 지닌 ‘이강모’ 역을 맡았다.

8회분까지는 아역배우들이 극을 이끌어나갈 예정이어서 그를 보기 위해서는 더 기다려야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그의 카리스마 연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자이언트’에서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에 이르는 넓은 연령대를 연기하게 된다.

드라마의 제목처럼, 이범수는 결코 크지 않은 키에 평범한 외모를 가졌지만 일과 사랑에 있어서는 ‘거인(자이언트)’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다.

“일과 사랑 모두 내게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잘해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드라마 촬영으로 신혼여행을 오는 10월 이후로 미루게 됐다며 신부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이윤진 씨 역시 “꼭 5월의 신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니,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이범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행운의 사나이’였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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