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H-Logic' 수록곡 중 6곡 표절 인정..."작곡가 바누스 고소할 것"

[JTN뉴스 윤보라 기자] 가수 이효리가 지난 4월 발매한 자신의 4집 앨범 'H-Logic' 수록곡 중 6곡이 표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동안 이승철, 지드래곤, 이승기 등 가수들의 표절 의혹은 끊임없이 있었지만, 해당 가수가 직접 나서서 밝힌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더욱이 이효리는 자신의 앨범 중 절반에 가까운 노래가 표절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수 활동 뿐 아니라 당분간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끊임없이 이어져온 이효리 표절 논란

이효리는 4년 전에도 표절 논란으로 음악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발표한 2집 앨범 활동 당시에도 '표절' 논란으로 앨범 활동을 접은 것.

2집 앨범의 타이틀곡 '겟차'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썸씽(Do something)'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효리는 활동을 중단한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또 3집 앨범 활동 당시에는 '유고걸' 의 뮤직비디오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캔디맨' 뮤직비디오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정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4집 앨범은 무려 수록곡 중 절반에 해당하는 6곡에 대해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

'하우 디드 위 겟', '브링 잇 백', '필 더 세임', '아임 백', '메모리', '그네' 등 모두 작곡가 '바누스'가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곡이다.

물론 이효리가 작곡한 곡은 아니지만, 이효리는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로 나섰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 작곡가 바누스는 누구?

이번에 이효리가 표절을 시인한 곡은 총 6곡으로, 모두 작곡가 바누스가 만든 곡이다. 그렇다면 작곡가 바누스는 도대체 누구일까?

이효리의 소속사인 엠넷미디어는 22일 "바누스가 우리에게 말한 학력과 활동 경력 등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엠넷미디어에 따르면, 바누스는 그동안 연세대 법학과를 중퇴하고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 영국 '길드홀스쿨 오브 뮤직 앤드 드라마'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고 자신을 소개해왔다.

또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다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외 유명 가수들에게 곡을 판매해 녹음을 진행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경력을 의심하기 시작한 사람은 바로 '바누스바큠'의 장모 대표다.

'바누스바큠'의 장모 대표는 해외 유명 가수에게 곡을 판매했다는 바누스의 말이 거짓이라고 엠넷미디어 측에 제보를 했고, 엠넷미디어는 이효리 곡에 대해 내부 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이번 표절 사실이 밝혀지게 됐고, 엠넷미디어 측은 현재 변호사를 통해 고소를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바누스바큠'의 장모 대표 역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바누스를 위해 사비를 털어 작업실을 차려줬고, 2년간 녹음장비를 비롯해 항공비 등을 지원했다"며 "바누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누스바큠'은 이번 사태로 인해 회사를 폐업한 상황. 장 대표는 "바누스와는 지난달 계약 해지를 했고, 소속된 작곡가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15년간 알던 사람이었기에 충격이 너무 크다"고 심경을 전했다.

# "이효리는 피해자" vs "보다 근본적인 책임 져야"

이번 사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효리도 피해자'라는 동정론과 '보다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론으로 나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효리도 피해자다. 표절에 대해 솔직하게 밝힌 점이 용기있다", "자신의 앨범에 대해 애착이 많을텐데, 표절을 시인한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이효리의 솔직함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효리는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였다. 도의적 책임이 아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론도 거세다.

실제로 이효리는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아 전반적인 내용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1천여개의 데모곡 중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14곡을 선정한 것도 이효리 본인이었다.

결국 표절로 확인된 바누스의 곡 6곡도 이효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

이에 따라 일부 네티즌들은 "이효리는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직접 선택한 프로듀서였던 만큼, 앨범을 리콜하는 등 보다 더 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효리는 이번 표절 사태로 인해 가수 활동은 물론이고 방송 활동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표절을 시인하고 활동을 중단한다고 해서 네티즌들의 비난을 면하긴 어렵게 됐다. 이미 수많은 팬들은 이효리를 믿고 앨범을 구입했으며, 활동하는 기간동안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동정론과 책임론으로 엇갈린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해 앞으로 이효리가 어떤 자세로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보라 bora@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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