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피아니스트 양태경.ⓒJTN NEWS [사진=유승관 기자]

[JTN뉴스 윤보라 기자] 이 겨울, 따뜻한 감성의 멜로디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음반이 있다.

'그토록 추운 겨울...'은 감각적인 사운드와 대중적 멜로디로 사랑받고 있는 퓨전재즈밴드 메인스트릿의 주축이자, 국내 최정상 뮤지션의 세션 활동으로 그 실력을 다져온 재즈피아니스트 양태경의 솔로 1집 앨범.

양태경의 내밀한 감성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이번 앨범에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정의 힘과 여운으로 남는 잔잔한 파동이 있다.

특히 양태경의 음악은 본연의 재즈가 갖는 화성의 구축이나 싱코페이션, 그루부의 난해함을 현대인들의 감수성에 알맞게 부드러운 감성으로 재해석한 친숙한 리듬과 멜로디로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보게 된 한 TV프로그램에서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연주를 듣고 무작정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퓨전재즈밴드 메인스트릿과 솔로 앨범 발매, 세션 활동은 물론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재즈피아니스트 양태경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의 실용음악학원을 찾아 그의 솔로앨범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퓨전재즈밴드 메인스트릿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시고, 국내 최정상급 뮤지션들과 세션활동을 꾸준히 해오셨는데요. 솔로 앨범을 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 사실 솔로 앨범은 스무살때부터 발표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 생활도 있고 군대도 다녀오고 하면서 계속 미뤄지게 된거죠. 물론 바쁜 일 때문만은 아니었고, 아직은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가 나이 서른을 넘기면서 이제는 솔로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했죠.

- 지난해 11월말 발표된 솔로 앨범 '그토록 추운 겨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앨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 뉴에이지에 가까운 앨범이고, 앨범 제목처럼 겨울에 듣기 편안한 곡이에요. 두 곡을 제외하고는 가사가 없는 연주곡인데, 모두 제 20대의 삶이 녹아있는 곡이죠. 누구에게나 각자의 삶이 있고 추억이 있잖아요. 이 곡들은 제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곡이지만 듣는 분들께는 각자의 삶을 비추어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곡이 아닐까합니다.

-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인가요?

▲ 우선 첫 번째 곡 '그토록 추운 겨울이 지나면'은 제가 군대에 있을때 쓴 곡이에요. 가장 춥고 힘들때 쓴 곡이라 기억에 남아요. 사연이 있는 곡도 있어요. 두 번째 곡 '가난한 아버지는 말했다 우린 부자라고'는 IMF 당시 쓴 곡이에요. 제가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그때 집안이 IMF로 힘든 시기였어요. 어느 날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오셔서는 "우린 부자다. 마음만큼은 부자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떠올랐던 멜로디를 피아노로 옮긴 곡이죠. 그래서 더욱 마음 찡하고 애착이 가요.

- 앨범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요.

▲ 제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오더라고요. 제 트위터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 평가를 해주시는데, 제게 힘이 되는 반응들이 많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은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이었는데, 일하던 중 '가난한 아버지는 말했다 우린 부자라고' 곡을 듣고 너무 힘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살겠다는 그분의 이야기에 저 역시 열심히 음악을 해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하게 됐어요.

- 곡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또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쓰시는지.

▲ 주로 제 경험에서 나온 곡들이 많아요. 지금까지는 그랬지만, 그게 안된다면 영화나 책을 통해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겠죠. 곡을 만들때 전 제목을 먼저 정하고 그 제목에 따라 곡에 대한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피아노 연주곡은 가사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목을 툭 던져주고 곡을 듣는 사람들이 각자의 느낌대로 상상하며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지는데요,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 사실 중학교 때 까지는 그림을 그렸어요. 피아노에 '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죠. 그런데 어느날 TV를 보다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피아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됐고, 그때 들었던 곡이 재즈라는 걸 알게 됐죠.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어요. 제가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호주로 유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 많이 반대하셨는데, 지금은 정말 좋아하세요. 지금 이렇게 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것도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 학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 학원을 운영한지 2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사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정말 싫어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잘한 일 같아요. 안정되는 면도 있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내가 배우는 점도 많더라고요. 보람도 생기고.(웃음)

- 밴드 활동도 하시고 이번 겨울에는 솔로 앨범도 내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매년 겨울마다 앨범을 발표할 생각이에요. 제가 사실은 겨울을 너무 싫어해요. 추운 것도 싫고, 겨울만 되면 제가 무기력해지는 것 같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겨울에는 곡이 많이 써지더라고요. 그래서 매년 겨울 앨범을 낼 계획이에요. 피아노는 연주하는 사람마다 소리가 다르고 다양한 느낌들이 있는데, 제가 느끼는 피아노는 따뜻해요. 그래서 추운 겨울에 따뜻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매년 겨울마다 양태경의 새 앨범을 기대해주세요.

윤보라 bora@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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