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2.0'의 오연서(왼쪽)와 변재원. ⓒJTN뉴스 [사진=유승관 기자]

[JTN뉴스 현화영 기자] “총각네 야채가게 놀러오세요~.”

창작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놀러가기만 하면 기분이 행복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주인공 다섯 남자들의 패기 넘치는 춤과 노래, 그리고 대장 ‘태성’과 귀여운 리포터 ‘수진’의 수줍은 로맨스까지.

지난 1월15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2.0’은 젊고 새로운 기획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 총각네 야채가게를 만든 이영석 대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지난 2008년 초연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킨 ‘총각네 야채가게’. 이번에는 ‘2.0’이란 타이틀을 첨가해 확 달라진 뮤지컬 넘버와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총각네 야채가게 2.0’에는 그룹 토이의 ‘바램’을 부른 가수 변재원이 주인공 태성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마이 페어 레이디’를 통해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른 그는 허스키하면서도 선 굵은 목소리에 훤칠한 외모로 ‘뮤지컬계의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수진 역의 오연서 역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신예다. 이번 ‘총각네 야채가게 2.0’에서는 첫 주연을 맡아 남다른 각오와 벅찬 마음을 전했다.

지난 23일 공연을 앞두고 있는 변재원과 오연서를 SM아트홀에서 만났다.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된 계기.

▲ 변재원: 우연한 기회에 가요계에 들어와 토이의 객원멤버도 하고 내 앨범 녹음도 했다. 종종 드라마 음악 작업이나 연기에도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던중 연기와 함께 노래도 부를 수 있는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내 첫 뮤지컬인 ‘마이 페어 레이디’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다. ‘총각네 야채가게’도 비슷한 계기로 하게 됐다. 큰 무대를 통해 뮤지컬을 시작한 터라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하는 게 배우로서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내가 언젠가는 해내야할 부분이라 느꼈고 도전하게 됐다.

▲ 오연서: 대학 때 연극영화학과를 다녀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는 연극만 했었는데 어느 날 처음으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2년 쯤 후 이 뮤지컬의 오디션을 보러갔다. 그곳에서 구소영 음악감독님을 만났고 배역을 받았다. 그분과의 인연으로 계속 뮤지컬을 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공연을 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 변재원: 공연중 바지 지퍼가 내려간 사연. 그날따라 짙은 형광색 속옷을 입었는데 객석에서 갑자기 안타까운 탄성 같은 게 흘러나오더라. 어차피 내 모든 것(?)을 보여주려 올라갔으니 별 관계없었다.(웃음) 그런데 오히려 관객들이 “어떡해”하면서 몸 둘 바를 몰라 하시더라. 절대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다.

▲ 오연서: 마지막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를 때였는데, 태성과 수진이 사랑을 확인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사실 손을 잡는 정도가 고작인데 객석에서 질투어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지만 그만큼 관객들이 우리 작품에 몰입했다는 뜻도 되니 감사할 뿐이다.

-5명의 남자들이 출연하는 만큼 팀워크가 특별하다고 들었다.

▲ 오연서: 그도 그럴 것이 나이대가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나이가 비슷비슷하면 팀 내에 트러블도 있기 마련인데, 우리 팀은 막내부터 형, 언니, 대선배님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싸울 일이 없고 화기애애하다.

- 특별히 귀 기울여 들을만한 뮤직 넘버가 있다면.

▲ 변재원: 극중 ‘민석’이 가게를 그만두고 떠나려고 하는데 대장인 태성이 그를 붙잡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있다. ‘함께 가는 길’이란 곡인데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감흥이 있다.

- ‘총각네 야채가게’가 갖고 있는 매력은.

▲ 변재원: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5명의 총각과 박수진(리포터), 그리고 2명의 멀티걸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작품 전체에 살아 숨 쉰다는 것이다. 연기가 아닌 작품 전체로 볼 때 주인공 1명이 이야기를 내내 끌고 가는 것은 오히려 쉽다. 주인공과 조연의 구분 없어 캐릭터를 살려 재미있게 보여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그런 점에서 ‘총각네 야채가게 2.0’은 모두가 주인공인 뮤지컬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우리가 바로 어제 저녁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했던 고민들을 바로 여기에서 펼쳐 보여준다는 점이다. 해외 라이선스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토종 뮤지컬만의 자랑이다.

▲ 오연서: 연기를 하면서 신기하게 느끼는 점은 남자들보다는 여자들끼리 짝을 지어 공연을 보러 오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섯 남자의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기 때문일까.(웃음) 여배우로서 가끔은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총각네 야채가게’만의 매력이라 생각하니 기쁘다.

- 공연 중간, 관객들에게 과일을 나눠주는 시간이 있다.

▲ 오연서: 야채가게 이벤트를 핑계로 배우들이 직접 나와 넌센스 퀴즈를 내고 관객들에게 과일을 나눠준다. 사실 배우들이 드나드는 통로 쪽에 앉으신 분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그것을 미리 아시고 통로에 자리를 잡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시끌벅적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관객들의 몰입도가 확연히 줄어들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기도 하다.(웃음)

- 앞으로 배우로서, 가수로서 활동 계획.

▲ 변재원: 앨범은 지금도 계속 녹음중이다. 정규 3집 앨범을 준비중인데 아직 구체적인 발매 프로모션 일정은 나와 있지 않다. 뮤지컬도 앞으로 계속할 계획이다. 우선 ‘총각네 야채가게 2.0’ 마지막 공연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틈틈이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무대에도 오르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 오연서: 앞으로 연기는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할 계획이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첫 주연작이고 아직까지 개인적으로 벅찬 부분도 많다. 공연이 마무리되는 6월말까지는 이 뮤지컬에 집중하고 싶다. 더욱 관객들과 친밀히 호흡하고 성공적으로 공연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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