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박선후 기자]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시네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1월 15일 개봉한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가 개봉 주 두 번의 GV를 성료하고 생생한 현장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똑 부러지는 성격의 서울대 졸업생 ‘혜리’가 대학로 작은 극단에 입단하면서 오해와 구설에 휘말리게 되고, 그런 기묘한 상황을 지켜보던 극단 연출가 ‘해영’이 그녀로부터 뜻밖의 호기심과 예술적 영감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다.

지난 1월 17일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는 송경원 씨네21 편집장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한 라이브러리톡에 정형석 감독, 박호산 배우가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최근 콘텐츠 등에서 너무 자극적이거나 단선적인 얘기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사유할 시간을 주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게 반갑고 다행스럽게 느껴진다”는 송경원 편집장의 감상과 함께 시작된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질문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는 작품의 매력적인 디테일들과 관련해 다양한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극 중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화가 오가는 술자리 장면을 언급하며 각자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를 질문하자, 박호산 배우는 “예술은 거울이다. 그 시대를 비추기도 하지만 사실 내가 앞에 서면 나를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정형석 감독은 “예술인으로서 공기처럼 생각된다. 특별한 게 아니라 언제나 함께하지만 없으면 죽고 마는 공기 같은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예술의 다양한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 영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박호산 배우는 자신이 소화한 ‘해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대학로에 몸담아 본 자신이 스스로 보아도 배역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익히 보아 온 연극 연출가들이 ‘억울함’과 ‘미안함’이라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캐릭터를 풀어냈다. 자신이 피워내고 있는 예술이라는 꽃의 가치가 폄하되고 있다는 어쩔 수 없는 상대적 박탈감을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을 지키는 동료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하며 예술계에서 오랜 기간 쌓아 온 경험에서 비롯된 깊은 이해 덕에 섬세한 심리 표현을 해낼 수 있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정리하며 정형석 감독은 “이 영화를 관객분들께서 ‘그런가 보다’ 받아들이기보다는, 안줏거리처럼 물고 뜯으며 궁금한 부분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면 뜻깊을 것이다”라는 연출 의도를 전하며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더 풍부한 대화거리를 주는 독립영화 작품도 영화계에 꼭 필요하다는 깊은 뜻을 밝혔다. 박호산 배우는 “영화판에서 앞선 얘기들처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작품이 줄어들고, 또 그에 따라 투자가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상황일수록 여러분처럼 영화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더 힘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마찬가지로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처럼 다양한 의미를 전하는 독립영화 작품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1월 18일(토) 인디스페이스에서 김효정 평론가가 진행한 인디토크에는 정형석 감독, 박호산 배우, 전혜연 배우가 참석해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특히 이번 영화로는 관객들과 처음 대화를 나누게 된 전혜연 배우는 GV에 익숙하지 않아 떨리는 심경을 토로하며 “영화를 2년 전쯤 촬영했는데, 지금 이렇게 관객분들과 만나게 돼서 꿈 같기도 하고 너무 설레기도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극 중 연기한 ‘혜리’라는 캐릭터에 대해 “순수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의를 할 수 없는 모호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하며, 명확한 설정보다는 각자의 생각과 추측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화의 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호산 배우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대학로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경험과 관련해 “오디션이라는 형식, 앞에 잘 모르시는 분이 앉아 있고, 잘 모르는 사람이 나와서,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지겨우면서도 생각하면 그립고 또 설레는 감정이 들었다”라고 복합적인 소회를 밝히며 영화 속 세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네 번째 영화를 보는 것 같은데 매번 다르게 느껴진다”라며 영화의 특별한 매력을 언급한 김효정 평론가가 ‘칼리굴라’와 ‘이방인’이라는 카뮈의 작품이 인용된 디테일에 대해 질문하자, 정형석 감독은 “주인공 ‘해영’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응하여 비유적으로 저변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극중극으로써 카뮈의 3대 부조리에 포함되는 두 작품을 가지고 왔다. 이를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기보다는, ‘부조리’라는 것에 대해 관객이 한 번쯤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하는 의도였다”라고 답하며 영화에 숨겨진 요소를 발굴하고 서로 다른 답을 찾는 재미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개봉 주 두 번의 GV에서 관객과 풍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목을 집중시킨 ‘N차 관람’ 필수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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