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전은 철저한 시간 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오직 한 가지를 후회하고 있고 앞으로도 후회하리라 생각되는 것은 젊었을 때 나태하게 지내 버린 시간이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며 문필가였던 필립 체스터필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나는 내 인생의 비전을 발견한 이후로는 단 하루도 지루한 날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먼저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정복하기 위해선 시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말이다.

"그림 1을 할 때에는 패스를 정확히 하라고 지적받고 그림 2를 할 때에는 역시 패스를 정확히 하라고 지적받았다. 그림 3을 할 때에는 패스를 빠르게 하라고 지적받았다. 이젠 정신 차려야겠다."

"우리 가족은 토요일에 올림픽공원에서 아이스 쇼를 보았다. 제목은 '알라딘'이었다. 아이스 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공연되었다. 눈이 나빠 안 보일 줄 알았는데 안경을 쓰고 가서 다행이었다. 아이스 쇼를 보고 나서 나도 스케이트를 열심히 타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첫 번째 글은 세계최고의 축구선수가 된 박지성의 어린 시절의 일기이고 두 번째의 글은 세계 최고 피겨여왕이 된 김연아 선수의 어린 시절 일기이다. 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 일기장에는 수많은 꿈들이 적혀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모두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사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돈을 위해서 내가 일을 하는 것인가? 일이 좋아 열심히 하다 보니 돈이 생기는 것일까? 지금부터 왜 우리의 꿈은 어느새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멈춰진 심장으로 버겁게 살아가는 것일까 고민해보자.

매일 운동과 산책을 즐기고, 한 해 평균 60여 차례의 공연을 보며,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지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편지 쓰기를 즐기며 수면시간은 8시간인 사람이 있다. 생각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한가로운 삶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이 사람은 젊은 시절 많은 돈을 모아 노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거나 복권이라도 당첨된 사람일지 모른다.

자국 러시아의 격변기를 겪다 전쟁 중에 두 아들을 잃고 학회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따돌림까지 당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평생 70권의 학술 서적을 저술하고 1만 2,500장의 연구 논문을 작성 (단행본으로 치면 100권)했으며 한 해에만 표본 35상자에 1만 3,000마리의 곤충 표본을 만들었다.(개인 수집 자료가 러시아 동물 연구소 보관 자료보다 6배나 많음)

전쟁의 상처를 안고 이루어낸 업적은 너무나도 대단해서 앞서 말했던 사람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삶이다. 분명 일 중독자일 게 뻔하고 주변 사람들조차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편집증 증세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 이 두 사람이 1972년  여든 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러시아의 곤충학자 류비세프, 단 한사람의 삶이었던 것이다.

무얼 하며 사느라 그리도 바쁘고 무얼 하며 사느라 그리도 맘에 여유가 없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을 넉넉잡고 8시간이라고 했을 때 나머지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사용하는지 점검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간단한 취미생활 하나도 해내지 못해서 차일피일 미루고, 다짐까지 해가며 책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운 게 한 두 번이냐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해야 할 것인가.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는 8:2 법칙을 내놓았다. 은행 자금의 80%는 20%의 우량 고객의 돈이며, 제과점에서의 매출의 80%는 20%의 제과 덕분이라는 것이다. 다른 예로는 우리가 공부에 집중한 20%의 시간이 성적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파레토 역시 자신이 읽은 20%의 책으로 80%를 인용하여 강의를 하고, 가르칠 수 있는 20%가 80%의 수입을 차지한다고 통계를 냈다. 그렇다면 80%의 결과를 가져오는 20%의 요인은 무엇일까? 앞서 말한 류비세프는 평생 자신의 시간 관리에 대한 통계연구를 하였는데,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에 소모된 시간이 하루 평균 5시간 13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 많은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하루에 5시간가량 집중하며 일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뭉친 어깨를 주무르며 쉬지 못하고 일하는 자신을 향해 위로를 한다. 하지만 자신의 하루를 살펴보면 정작 집중하며 일한 시간은 불과 5시간가량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다는 것일까? 식사를 하는 시간 이외에 남은 시간은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방해와 스스로 몰입 정도가 부족해 생기는 자투리 시간 때문이다. 

세계 초일류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회장 빌 게이츠가 2주 동안의 ‘사고 주간’을 갖는 것이나, IBM의 경영철학인 ‘Think smart',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의 천국 SM등은 모두 몰입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림으로써, 회사를 업계 1위로 만들었다. 단순 사무직의 직원이 10시간을 넘게 자리에 앉아 있더라도 빌게이츠처럼 2주를 쉬면서 생각만 한 사람보다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없다면 분명 인생의 비전과 시간관리 그리고 몰입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서일 것이다.

당신은 먼저 자신의 이상과 꿈을 정확히 그려보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나열한 후 집중력을 발휘해 불필요한 자투리 시간을 없애고 시간 관리를 잘 해나간다면 머지않아 많은 업적을 남기는 훌륭한 인재가 되어있을 것이다. 시간이 부족해 못 이루는 꿈은 없으니 말이다.

박준희 가수 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가수 박준희는...

1990년대초 '눈 감아봐도'로 데뷔, 그룹 콜라 활동. 현재 추계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또라이들'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