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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 연극 '유도소년', 30대 여성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

5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서 공연


5월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서 공연

[JTN뉴스 임귀연 객원기자] 지난해 초연한 이래, 쏟아지는 입 소문으로 연일 매진행렬을 이뤘던 화제작 연극 ‘유도소년’ 새롭게 돌아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연극은 왕년의 유망주 스타지만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는 유도소년 ‘경찬’이 ‘민욱’, ‘화영’ 등 주변인들로부터 무언가를 하나씩 느끼고 배워나가는 성장드라마의 형태를 띠고 있다.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와 즐거움과 더불어 초심과 열정에 대한 진정 어린 메시지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작품은 최근 TvN의 ‘응답하라’시리즈나 ‘무한도전 토토가’ 열풍 등으로 상징되는 90년대 복고열풍을 이어 나가는 공연이기도 하다.

연극 ‘유도소년’은 실제 유도소년이었던 박경찬 작가가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담을 작품 속에 녹여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내용이나 설정들이 현실처럼 디테일하고 한껏 공감을 자아낸다.

당시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었던 ‘캔디’나 ‘폼생폼사’, ‘뿌요뿌요’, 그리고 ‘이젠 안녕’등의 유행가에서부터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워크맨과 삐삐, 그리고 류시화 시인의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같은 소품들이 등장해 1990년대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학원물이라는 신선함과 더불어 매회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몸을 아끼지 않는 배우들의 열정과 숨은 노력도 크게 돋보인다.

또한 대중적이며 통속적인 화법은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재미와 웃음으로 관객들이 쉽고 편하게 공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관객들은 마치 90년대 손지창과 장동건이 심은하를 사이에 두고 한바탕 농구대결을 펼쳤던 열혈청춘 드라마 ‘마지막승부’의 그 순간 속으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가듯 그 시절의 사랑과 꿈, 우정 속으로 흠뻑 빠져든다.

연극 ‘유도소년’은 첫 장면부터 관객을 집중시키는 탁월한 연출이 돋보인다. 대련 중 상대방의 전력을 단번에 알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게 내뱉던 다음 순간, 조르기 한 방에 단번에 경기를 포기하는 엄살쟁이 ‘경찬’과 권투 실력에 비해서 사랑고백에는 서툰 ‘허당’이미지의 천재 복서 ‘민욱’의 등장은 단번에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들며 자연스런 웃음을 자아낸다. 

“지는 것도 습관이여. 습관!”, “나가 박경찬이랑께. 나가 끝났다고 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랑께!” 같은 뼈 있는 대사들은 한바탕 웃는 가운데서도 오늘의 우리를 발견하게 하는 진정성이 숨어 있어 무심코 흘려 듣지 못하게 만든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대 여성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였다. 어디서 공연이 끝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기막힌 박수 타이밍에서 여러 번 공연을 다시 본듯한 친숙함과 연륜이 묻어났다.

유치하면서도 오글거리는 대사임에도 무장해제된 것 마냥 환하게 웃으며, 사랑에 서툴고 땀냄새 풀풀 나는 순수한 소년들에게 30대 여성들이 이처럼 열광하고 환호를 보내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이들에게 연극 ‘유도소년’은 단순한 연극이 아니라 어떠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극 중 ‘경찬’과 ‘화영’과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동질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지나간 추억의 일기장이나 앨범을 들쳐 보듯 꿈 많고 순수한 그 시절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새, 훌쩍 어른이 되어 버린 자신을 실감하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더 이상 순정만화 속 이지적이고 오뚝한 콧날을 가진 백마 탄 왕자님은 현실이 아닌 환상에만 존재함을 그들은 안다. 그래서 더 한 방울 한 방울 정직한 땀의 가치를 믿고, 넘어지고 깨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단순하고 귀여운 열혈남아들의 순수함이 신선한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른다.

왕년의 화려한 시절을 지나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는 ‘경찬’의 모습은 관객들이 저도 모르게 꿈도 희망도 잊고 매일매일 깨지고 좌절하고 자신에게 실망하며 살던 자기 모습을 거울처럼 발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꿈 많던 소녀시절과 달리 인생이 영화처럼 뜻하는 대로 흘러가는 게 아님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경찬’이 전국대회에서 패자부활전으로 올라가지만, 끝내 대역전극으로 메달을 목에 거는 화려한 성공을 얻지 못하는 화려한 성공으로 끝나지 않는 결말은 신선하다 못해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경찬’이 뭔가를 깨닫고, 팔이 부러질 때까지 끝까지 조르기를 버티는 ‘반 쪽짜리 승리’를 거두는 결말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에 대한 의미심장한 은유로서 큰 설득력을 준다.

연극 ‘유도소년’은 이처럼 ‘인생에서 진정한 승리는 비록 실패하더라도 하루하루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다시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바로 지금 이 순간 진정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30대 여성들의 뜨거운 환호와 열렬한 박수에는 이러한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훌쩍 어른이 되어 때묻은 일상 속에서 순수했던 그 시절을 아주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분들에게도 이토록 뜨거운 연극 ‘유도소년’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연극 ‘유도소년’은 오는 5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JTN 임귀연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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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임귀연 객원기자 press@jtn.co.kr
  • 기사입력 : 2015-03-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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